검찰, “이재명, 위례신도시 사업 공모 전 남욱 측 낙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공모 전인 2013년에 남욱 변호사 등을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낙점했다는 내용을 이 대표 최측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압수 수색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대장동 사업 과정과 비슷한 구조인 위례신도시 사업에도 이 대표가 관여한 정황을 검찰이 밝힌 것이다.

검찰은 정 실장 압수 수색 영장에 ‘성남시장 이재명과 정진상은 사업자 공모 전인 2013년 10월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위례신도시 A2-8BL 공동주택 현황 보고’를 보고받으면서 남욱씨 등 성남도개공 관계자와 함께 작성한 공모지침서에 따라 남씨 등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로 선정하기로 했다’고 적시했다고 한다. 2013년 11월 1일 위례신도시 사업 공모가 나가기 이틀 전이다. 실제 남씨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2013년 12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남씨는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이 대표 측에 선거 자금을 주기로 한 뒤, 위례신도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호반건설 돈 4억원을 분양대행업자 A씨, 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을 거쳐 정진상 실장과 유동규씨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남씨는 2013년 7월 유씨에게 “위례 사업을 같이 하자”는 취지로 말하면서 유씨에게 자신들이 만든 자료를 보내줬다고 한다. 이 자료를 본 유씨는 “자료를 출력해주면, 이재명 시장님께 올라가서 보고하겠다”며 “너희들이 위례 사업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사업계획도 수립해 오면 성남시에서는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겠으니 돈을 좀 만들어 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남씨는 “위례 사업에 100억원 정도 수익이 예상되는데, (유동규) 본부장님이 중간에 편하게 쓰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 “빠르면 내년(2014년) 4월, 늦어도 6월엔 본부장님이 돈을 쓰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2014년 6월 지방선거에 유씨가 사용할 자금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정 실장 압수 수색 영장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실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김만배씨에겐 대장동 사업 이익 중 700억원(공통비 제외하면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 받은 혐의, 위례 신도시 사업 때 남씨 등에게 내부 비밀을 유출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유씨가 작년 9월 검찰 압수 수색을 당할 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정 실장은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다. 또한 부정한 결탁을 도모한 사실도 없다.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정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