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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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이후 온라인상에는 여러 가짜뉴스와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법조계 전문가는 “특정인을 향한 가짜뉴스는 단순유포자도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 온라인에는 “피해자들이 마약 복용을 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또 유명인이 술집에 방문해 인파가 몰리면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이태원에 거주 중인 배우 유아인과 유명 BJ 케이, 세야 등이 당사자로 지목됐다. 유아인 소속사는 “해외 체류 중”이라고 밝혔고, BJ 케이와 세야도 “인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술집으로 밀려 들어오게 됐으며 사고와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허위사실 유포가 무조건 범죄가 되는 건 아니지만,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피해자 마약 복용’ 가짜뉴스와 달리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명예훼손 글의 경우 단순유포자도 처벌 대상이 된다. 손수호 변호사는 2일 CBS 라디오에서 “리트윗, 공유, 단톡방 게시, 링크 게재 등 모두 범죄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고, 이미 여러 건에 대해 범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면 그 내용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사자(死者)모욕죄는 존재하지 않지만, 글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내용일 때에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자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유족 등 고소할 수 있는 이들이 정해져 있다.
처벌받지 않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 유포나 피해자 조롱 등의 행위가 민법 750조에서 말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에 해당해 손해배상액뿐 아니라 위자료를 물 수도 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조선닷컴에 “정신적 손해를 보상하는 위자료는 법원이 재량으로 정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판사가 상징적으로 많은 금액을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이 이번 참사와 관련한 악의적인 가짜뉴스나 조롱 글을 올린 이들을 일단 입건해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참사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있을 수 없는 악의적인 조롱을 하는 경우 수사당국은 조사 대상자로 일괄 입건해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조롱 자체는 죄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다른 글을 올리는 등 여죄가 있을 수 있다”며 “우선 수사를 한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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