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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14살 제자와 성관계 30대 태권도 사범…"미치도록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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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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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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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태권도 사범 남성이 가르치던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제자를 사랑한다고 해 주장했다.

지난 7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14)을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태권도 사범 B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A양 어머니에 따르면, A양은 올해 초 태권도장에 등록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지다가 급기야 지난여름에는 가출도 했다.

9년 전 이혼 후 A양과 단둘이 살아온 어머니는 딸과 연락이 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태권도장 사범 B씨에게 전화해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B씨는 "그냥 경찰에 신고하시고, 문제가 있으면 따로 얘기하셔야지. 이러시면 곤란하다"고 했다.

이에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에게 상담을 부탁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딸 A양이 B씨와 몇 차례 성관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충격에 휩싸인 어머니는 직접 B씨를 찾아가 사실 여부를 따졌다. 그러자 B씨는 무릎을 꿇은 채 "A양도 저를 잊지 못하고, 저도 A양을 잊지 못해서 미치겠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 어떤 누구보다도 A양을 포기할 수가 없다"고 사정했다.

어머니는 B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B씨는 입건된 뒤에도 계속 A양에게 연락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이 당장 감옥에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내 딸 겨우 14살밖에 안 됐다"고 분노했다.

A양은 B씨와의 관계가 처음에는 강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A양은 "'끝나고 맛있는 거 사줄까?'라고 해서 사범님이랑 단둘이 남았는데 탈의실로 끌고 가서 강제로 만졌다"며 "사범님이 바지 벗을 때 엄마한테 전화가 와 성관계할 뻔했는데 안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성폭행 시도 뒤 A양에게 "좋아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A양도 처음엔 불편해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연락에 마음이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B씨는 도장에 다니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아한다", "따로 만나자"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둘이서만 있을 때 그런다", "거절 못 할 것 같은 애들만 골라서 그런 것 같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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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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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는 B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태권도장을 찾았다. 그러자 B씨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 행세했다. B씨는 "아마 그때 사범님이 극단적 선택을 몇 번 시도해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잠깐 맡아달라고 했다. 그 사범님은 이제 아예 안 나온다"며 마음 아프다고 했다.

방송 취재진이 "왜 거짓말하냐. B씨가 맞지 않냐"고 추궁하자, B씨는 "차에 가서 얘기하자"며 도장을 나섰다. 그는 "어른으로서 그러면 안 되고 제가 다 책임지고 처벌받을 것"이라며 "A양만 피해 안 가도록 해 달라. 상처 안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B씨는 본격적인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A양에게 "너만 알고 있어. 나 성범죄자가 된대. 너만 있으면 되니까 난 괜찮아. 나 잘못한 거 없고 내가 사랑한 건 그대로다. 법적 문제가 안 되는 나이가 만 16세래. 그때까지 너 무조건 기다릴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A양은 여전히 B씨의 말을 믿고, 그를 사랑한다고 했다. A양은 "나중에 어른 돼서 결혼하자고 책임진다고 그랬다. 빨리 어른 돼서 사범님이랑 만나고 싶다"며 B씨가 처벌받게 돼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경 서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의 패턴이다. 여러 타깃에 덫을 뿌렸다가 걸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더 그루밍 전략을 많이 쓰는 것"이라며 "돌봄을 주고 친밀감을 형성해서 그것을 대가로 성적인 요구에 순응하게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는 자기가 사실 덫에 걸린 거라는 걸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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