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8% 증가, 수입 18.6% 증가로 집계
무역적자 37.7억달러…4월 이후 6개월 연속
미국 텍사스에 있는 원유 채굴 시추기.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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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급증 탓에 9월에도 무역수지에서 적자를 냈다.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나타난 6개월 연속 적자 기록이다.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다. 국내 경제에서 중대 변수로 꼽히는 원-달러 환율을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에너지 수급난의 주요 배경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이런 흐름의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국면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잠정)’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수출은 2.8% 늘어난 574억6천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7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부터 줄곧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적자 지속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탓이다. 9월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99억1천만달러)보다 80억5천만달러(81.2%) 많은 179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무역적자 규모가 그나마 8월(94억7천만달러)보다는 줄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5개월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6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88억8천만달러에 이르러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1996년의 206억2400만달러를 넘어 300억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연간 기준 무역수지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32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줄곧 흑자였다.
수출은 지난해 9월(559억달러)보다 15억달러 이상 많은 575억달러로 역대 9월 기준 최고 실적을 거뒀다.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329억5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어 월간 기준으로도 감소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것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자동차·2차전지·차부품·선박 등 5대 주요 품목 수출이 증가했고, 그중 석유제품·자동차·2차전지는 역대 9월 기준 1위 실적을 보였다. 수요 약세 등 악재로 반도체·석유화학·무선통신·철강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성장세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이 감소했으며, 에너지 수급 차질 등에 따라 경기 둔화를 보이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줄었다. 러·우 전쟁 여파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수출도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인플레이션발 불안정 속에 빠져 있는 중남미 지역 수출도 감소했다. 아세안·미국·인도·일본·중동 지역에 대한 수출은 늘었다.
수입은 7개월 연속 60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이 대폭 늘어난 데서 비롯된 결과다. 산업부는 “원유·가스·석탄 가격 모두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데다 동절기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조기확보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19.8%)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 등 배터리 소재·원료를 포함한 정밀화학 원료(51.8%) 수입도 크게 늘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수출 증가율이 6월 이후 한 자릿수를 기록 중인 상황이며, 글로벌 경기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높은 수출 증가율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중 무역수지가 5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되고 9월 무역적자 규모가 전달보다 50억달러 이상 감소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짚었다. 또 “수출이 역대 9월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에너지 수요절감·효율제고를 통해 무역적자의 주된 요인인 에너지 수입 관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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