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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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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나토는 안보 위협” 새 해양독트린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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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새 해양 독트린에 서명

“미국 세계 해양 지배 전략

러시아에 대한 위협” 규정

극초음속미사일 수개월 내 해군 배치


한겨레

러시아 ‘해군의 날’인 3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기념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 둘째)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왼쪽)과 해군 총사령관인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제독(오른쪽)과 함께 참석해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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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러시아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규정한 새 ‘해양 독트린’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인 ‘치르콘’(지르콘)을 수개월 안에 해군에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해군의 날’인 31일을 맞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7년 만에 해양 독트린을 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광대한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유럽~북극~극동 등에 걸쳐 무려 3만7600여㎞에 달하는 해안선을 갖고 있다.

이날 개정된 독트린은 소련 해체 이후 급격히 쇠퇴한 러시아의 해군력 재건을 위해 푸틴 대통령이 취임한 이듬해인 2001년 처음 만들어졌고,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듬해인 2015년 한차례 개정됐다. <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새 독트린에서 “미국의 세계 해양 지배를 향한 전략”을 “러시아의 안보와 지속가능한 세계 해양 개발에 대한 주요한 도전이자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또 “군사 시설을 러시아 국경으로 이동하는 나토의 시도를 러시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나토가 러시아 인근 해역인 흑해와 발트해 등에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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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서양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해양 정책에 대해선 “러시아와 러시아의 동맹과 직접 대결을 목적으로 하는 나토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적었다. 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세계의 해양자원이나 사활적으로 중요한 해양 수송로에 접근하는 것을 저지하려 하고 있고, 미국은 해군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2월 이뤄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는 흑해 및 아조우해에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입지를 상당히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아시아 해역에 대해서는 북극 개발을 위해 극동 지역에서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자 현대적이고 최첨단의 조선 산업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적었다. 현재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항모는 소련 시절 건조된 쿠즈네초프 1척이다. 러시아가 수년 안에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서 항모 건조에 착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러시아는 새 독트린에 ‘북극 항로’ 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핵추진 쇄빙선 건조와 운영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러시아와 나토는 최근 북극해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음속의 9배 속도를 낼 수 있는 최신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몇달 안에 해군에 배치할 것이라 밝히는 등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궤도에서 비행해 레이더로 조기 발견해 요격하기 어렵다. 치르콘의 배치와 관련해선 “고르시코프 제독 프리깃함이 이 가공할 무기를 탑재해 임무를 수행하는 첫번째 함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함선이 배치될 해역에 대해선 “러시아 안보에 따라 선택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주요 국익이 달린 바다로 “북극해, 흑해, 오호츠크해, 베링해, 발트해, 쿠릴 해협”을 들었다. 한반도와 가까운 오호츠크해와 쿠릴열도 등에서 앞으로 러시아 해군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러시아 해군 전력의 열쇠는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모든 세력에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해군력 강화를 다짐했다. 러시아 해군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함정 40여척, 항공기 42대, 잠수함, 병력 3500명이 참여한 관함식을 열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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