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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미 고령층 재취업 앞으로도 어려워…물가상승 압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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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9~2022년 미국 연령대별 노동시장 참가율.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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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미국 고령층이 대규모로 노동시장을 이탈한 뒤 다시 진입하지 않는 이유는 직장연금과 건강보험 혜택 등이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근로여건이 지속된다면 노동 수급의 차질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돼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모형연구팀 오태희 과장과 이솔빈 조사역은 30일 공개한 보고서 ‘코로나19가 미국 고령층의 노동선택에 미친 영향’에서 “미국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여전히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고령자 패널자료(2006~2020년)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주요 인구사회학 및 경제적 변수들이 고령자(55~74세)의 노동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팬데믹으로 인한 근로 여건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시장 이탈 및 재진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금과 건강보험 혜택 등을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게 고령자의 조기 은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직장연금 혜택을 제공받는 근로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확률이 약 25.8~33.4%포인트 감소했다. 또 현재 고용주나 본인의 사업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받으면 해당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확률이 각각 9.6%포인트, 8.2%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고령자 대규모 은퇴의) 주요 요인으로 언급했던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재난지원금·실업수당 등), 학력, 인종 등이 은퇴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양질의 일자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고령자의 고용이 상당폭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직장에서 연금을 제공하면 은퇴자가 다시 취업할 확률이 37.8%포인트 늘고,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면 이 확률이 6.1%포인트 증가했다. 자영업을 해서 연금을 납입할 수 있을 경우엔 자영업을 시작할 확률이 8.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실적으로 고령층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촉진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게 쉽지 않다고 봤다. 연구팀은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전반적인 노동 수급의 차질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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