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재판장 박수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공갈미수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소기소된 딸 B씨에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엄중히 처벌받아도 되지만 딸은 아직 어리다"며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B씨도 "이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사도 갔다"며 "요즘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벌점 1점을 주고 악평을 하는 것은 괜찮은데, 굳이 공론화해서 갑질이라고 보도한 것은 너무하다"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음식점 사장 부부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악어의 눈물이 생각나는 재판이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부부는 "목표는 돈이 아니라 처벌"이라며 "(인터넷에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저희는 물론 비판하는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들까지 전부 고소하셨으면서 무엇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가해자가 사과나 합의를 목적으로 연락한 적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 모녀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7시께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의 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마친 뒤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며 '방역수칙 위반이라 신고하면 벌금 300만원'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돈 내놔라', '손님들이 신고하면 끝나는 거야', '가만 두지 않겠다', '내 신랑이랑 찾아간다' 등 협박성 발언과 '너 과부야?', '처먹고 살려면 장난질 그만해', '싸가지 없는 X', '협박하면 어때 니까짓 거' 등 욕설을 퍼부었다. 이 같은 폭언이 담긴 녹취 파일과 메시지 캡처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또 A씨는 관할지 행정기관에 이 고깃집을 감염병관리법 위반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주시 위생부서 관계자는 "신고를 받은 식당은 아크릴 칸막이를 제대로 설치했고 사업주도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서경찰서는 이 모녀를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공갈미수,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 4개 혐의가 인정된다며 두 사람을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이 모녀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6일로 예정돼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