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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업계에 이어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까지 연이어 국내 금융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걸 어렵게 만들었던 획일적인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망분리는 금융사 내부 전산망에서 외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도록 막는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이 같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현재 관련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24일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일즈포스와 SAP, 워크데이에 이어 데이터브릭스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금융보안원의 CSP 안전성 평가를 완료했다. CSP 안전성 평가는 전자금융거래법 감독 규정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이 상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글로벌 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기업 데이터브릭스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추후 국내 금융기관들이 자사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적용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환경에서 데이터AI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대 CSP 회사인 AWS는 이미 삼성생명 등 국내 금융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처럼 클라우드 관련 해외 기업들이 국내 금융권에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 금융시장과 견줘 볼 때 아직 클라우드 전환이 더뎌 앞으로 높은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글 클라우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80%를 상회한다. 상대적으로 업계 추정상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전환은 최대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망분리 규제를 없애려는 기조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이 시장에 터를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특히 AI 고도화 추세에 맞춰 클라우드 전환 등과 맞물려 서비스 형태로 이 기술을 활용하기에 최적화된 영역이 금융업이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토대로 금융사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이식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보안 이슈로 클라우드 기반의 생성형 AI 도입을 꺼리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온프레미스(자체 IT 시스템) 환경에서 금융에 맞춤화된 AI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일례로 지난 9월 처음 미래에셋증권에 해당 솔루션을 구축한 바 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5월 신한EZ손해보험의 차세대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신한투자증권의 핵심 증권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기반으로 금융사들의 생성형 AI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이 SCP의 대표적인 고객사다. 이와 함께 삼성SDS는 고객 상담이나 약관 검색 등 금융권 표준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LG CNS는 올해 신한은행의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도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생명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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