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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인한 우리 불안도 이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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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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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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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해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했다. 미국과 함께 러시아를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유엔본부에서 가진 회담에서도 터키 측은 에르도안의 발언을 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는 나토가 문호를 개방하는 정책에 찬성하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에 가입하려하는 입장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터키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 달라"는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터키는 이번 전쟁 이전에도 나토의 개방 정책을 언제나 지지했다"면서도 "이 두 나라의 가입에 대해서는 이들 국가가 테러단체를 지원하고 있단 점에서 우리는 안보 우려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사를 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의 안보 우려를 이해하지만 터키의 안보 우려도 감안해 달라"며 "이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가들과 동맹국들이 계속해서 논의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터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비난 세기를 더 끌어올려 "스웨덴은 터키가 테러단체로 불법화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했을뿐 아니라 터키가 무장테러 조직으로 선언한 시리아 쿠르드 부대에도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 모두가 터키의 안보 우려를 반드시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건 말로만 되는 게 아니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에르도안이 공식 발언에서 했던 말들을 무시해왔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핀란드와 스웨덴에 대한 에르도안의 불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정부가 두 나라의 나토가입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나토의 회원 확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와 미국 외교부장관의 이날 회동 후 합동 성명서에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국명은 언급되지 않았고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말만 담겼다.

6줄의 성명서에는 " 두 나라 외교장관은 나토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강력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했으며 건설적이고 공개적인 대화를 통해서 양국의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쓰였다.

지난 17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터키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 터키 정부에 대해서는 우리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르도안의 발언과 제안은 나토 가입의 만장일치제 때문에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나머지 29개국이 찬성해도 가입이 부결된다는 점을 이용해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막을 수 있다는 위협이기도 하다.

현재 반대하는 국가는 터키가 유일하지만 다른 회원국들이 발을 같이 하게 되면 두 나라의 가입은 얼마든지 지연될 수 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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