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주입하고…바다에 밀어넣고…가족 살해한 '또다른 이은해'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뉴스1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31)는 수억원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처럼 보험금을 받아내기 위해 가족을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는 경우 살인뿐 아니라 사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대부분 계획적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돼 법원에서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30)는 살인과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미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중 연락이 끊겨 지명수배됐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 계곡에서 이은해의 남편 A씨(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내연 관계인 이들이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수영을 하지 못하는 A씨를 계곡에서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고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해 2월 강원도 양양군의 한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A씨를 물에 빠트려 익사시키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가족을 물에 빠트려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사건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7년 6월 충남 서천군에서는 C씨와 D씨가 전 남편이자 아버지인 피해자 E씨(당시 57세)를 바다에 빠트려 익사시킨 뒤 사고사로 위장해 사망보험금 일부를 지급받은 사건이 있었다.

C씨 모자는 8개 보험회사와 총 16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해 E씨가 사망하는 경우 13억 2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은 E씨를 바다에 밀어넣고 나오지 못하게 눌러서 살해한 후에 얼마되지 않아 9억 9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하고 이 중 일부를 지급받았다.

C씨 등은 존속살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이들은 재판 중에 "E씨의 무능력에 대한 미움, 원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뿐 보험금을 수령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씨 모자는 1,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보험금을 목적으로 신혼여행에서 배우자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위장한 범행도 있었다. 2017년 4월에는 일본 오사카의 한 숙소에서 남편 F씨가 아내 G씨(당시 19세)에게 니코틴 원액을 1회용 주사로 주입해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보험 청구 과정에서 너무 냉정한 모습을 보인 F씨의 태도를 의심한 보험사 직원의 신고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F씨는 2016년 12월에도 일본에서 여자친구에게 퓨어니코틴과 숙취해소제를 섞은 물을 먹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F씨는 40세가 되기 전에 동반자를 극단적 선택으로 꾸며서 살해한 후 억대의 보험금을 받아 재산을 축적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F씨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F씨는 재판 과정에서 G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모자라 혐의를 모두 부인해 죄질이 나쁘다"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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