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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격차는 벌어지고, 추경안은 더디고…“뾰족수 없는 게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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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

“당 내부 분위기 많이 가라앉아 있어”

지지층도 여론조사 결과에 일부 동요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예산 신속처리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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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정말 답답해 죽을 거 같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박빙 구도에서 윤 후보의 우세로 전환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민주당 선거대책위 핵심 관계자는 18일 이렇게 위기감을 토로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도 정부와 야당 사이에 ‘끼어’ 한 달 가까이 처리조차 못 하고 있어 집권여당의 존재감도 부각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1%, 이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1%,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였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윤 후보는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2%포인트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전국 18살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40%를 얻어 이 후보(31%)와 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지난주 두 후보는 35% 동률을 기록했지만, 윤 후보는 5%포인트가 올랐고 이 후보는 4% 포인트가 빠진 결과다. 1주일 새 양강 후보의 등락이 엇갈린 모양새다.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급락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 분위기는 침울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권교체 여론에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 부인 김혜경씨 사건 등이 누적된 거 같다”고 분석했고 “당 자체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다. 뾰족한 수가 없는 게 더 큰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겉으로는 신경 안 쓴다고 하지만,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내부 사기나 전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지자들도 여론조사 결과에 동요하고 있다. 전국지표조사 결과가 공개된 지난 17일 ‘이재명플러스’ 앱에는 “전국지표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은 승산 없어 보인다”, “솔직히 희망이 안 보인다”, “절망적이다. 지지자들도 힘 빠진 것이 사실”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이 후보는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실망이 많으신 거 같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성찰하고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주당은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 논의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는 14조원 추경안을 제출한 뒤 민주당의 증액 요구를 받아들여 16조원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손실보상금을 1천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이 후보가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소상공인을 위한 추경안 처리도 제대로 못 하는 민주당이 뭐가 유능하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마음이 급한 민주당은 추경안 단독 처리를 시사하고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이 계속 민생·방역예산을 발목 잡는다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정부와 협의해 신속히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상황이 절박하니 국회는 한시라도 빨리 추경안을 처리하여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추경안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야당은 곧바로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추경 35조원을 약속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금 어디 숨어 계시냐”며 “민주당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충분한 손실보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적은 금액이라도 대선 전에 지급해 생색이나 한 번 내 보려는 심산인 것 같다”고 맞받았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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