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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이재명, 산타클로스 되려 작정했나, 그건 文으로 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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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는 “사랑방 잡담회 수준의 언어로 자주 화를 자초”

조선일보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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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학교 명예교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민생 공약에 대해 “아예 산타클로스가 되기로 작정한 것 같다”며 “표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게 이재명과 여권의 소신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내놓은 신간 ‘좀비 정치’(인물과사상사)에서 강 명예교수는 이같이 썼다. 그는 이재명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과 관련해서 “이재명은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는 문제들에만 관심이 있을 뿐,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재정 문제처럼 표를 잃을 가능성이 있지만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썼다. 이어 “그런 기이한 침묵은 문재인 한 명으로 족하지 아니한가?”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이재명이 팬덤에 줄 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진보’ 이미지와 화끈한 증오의 담론”이라며 “그 어떤 관용도 없이 상대 진영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이재명의 호전성은 ‘손가락 혁명군’에 그대로 이식됐다”고 했다. 또 도덕성 논란에도 타격을 입지 않는 이 후보를 ‘테프론(teflon)’에 비유한다. “아무리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도 지지층에겐 먹히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주52시간제 철폐’를 둘러싼 화법과 노동관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윤석열은 공개되지 않는 사랑방 잡담회 수준의 언어를 언론 앞에서도 그대로 구사해 자주 화를 자초한다”고 했다. 주52시간제에 문제가 있지만 표현이 정제되지 않아 구설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늘 군중 집회 연설의 선동적 언어를 즐겨 쓰는 이재명과 더불어 윤석열도 희한한 케이스”라며 “평소 말을 신중하게 하지 못하는 윤석열의 한계와 결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이준석 역시 윤석열처럼 싸가지 없는 말투로 필요 이상의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지만, 문재인 정권이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유주택자가 무주택자보다 많다는 사실”이라며 “진보를 자처한 정권이 집 없는 서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죄악을 저지른 셈”이라고 했다.

신간은 ‘이재명의 만독불침 투쟁사’ ‘윤석열의 리더십’ ‘문재인의 오만과 비극’ ‘정치가 사적 보복의 도구인가?’ 등 8개 장으로 구성됐다. 제목처럼 강 교수는 현재 대선 국면을 ‘좀비 정치’라고 규정했다. “소통을 거부하면서 상대를 물어뜯으려고만 하는 정치를 가리켜 ‘좀비 정치’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정치적 신념을 종교화한 이들을 다루는 방법을 이렇게 조언한다. “당신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선 ‘정치=종교’라는 걸 인정해버리시라. 물론 이성과 논리는 잠시 버리셔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고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게 된다.”

조선일보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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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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