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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사설] 국민 돈 예산 갖고 마음대로 정치 공격, 선심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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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경찰청장이 민노총 집회 대처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경찰 예산을 깎겠다고 했다. 경찰관 12만여 명에게 매달 10만~30만원씩 지급되는 6400억원 규모의 특정 업무 경비와 특수 활동비 등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정권을 위한 몽둥이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 예산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민노총 집회에서 몽둥이 행태를 보인 것은 경찰이 아니라 민노총이었다. 민노총의 폭력성을 이 대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같은 편이기에 감싸는 것뿐이다. 그러나 경찰관들에게 줄 임금 성격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감싸기를 넘어선 또 다른 폭력이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 사건 수사를 해온 검찰과 전 정권 감사로 마찰을 빚은 감사원의 특활비·특경비 예산 586억원과 6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법무부 예산도 500억원이나 깎였다. 반면 이 대표 비리 사건 판결을 앞두고 법원 예산은 246억원 증액시켰다. 판사들에게 선심을 쓰는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정부 조직은) 인사·예산권으로 지휘하는데 예산 깎으면 영이 안 서고 (공무원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했다. 예산 심사권을 이용해 검경과 정부 활동을 마비시키고 공직 사회를 갈라치기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 기재위 소위에서 재해 등에 대비한 4조8000억원의 정부 예비비와 기재부 운영비를 절반씩 깎고 자신들 관심 사업이나 지역구 예산은 일방적으로 수백억 증액시켰다. 국토위에서도 호남고속철도와 가덕도 신공항 등 지역 사업을 1조4000억원이나 증액했다. 헌법상 정부 동의 없이 새 예산 항목을 넣거나 증액해선 안 된다. 그런데 이를 무시했다. 지금 민주당엔 ‘넘어서는 안 될 선’이란 것이 없다.

현행법은 예산안 심사를 법정 시한까지 마치지 못하면 자동으로 정부안을 본회의에 올리게 돼 있다. 민주당은 이 조항도 일방적으로 없앴다. 정부안이 상정되는 것을 봉쇄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이후 매년 예산 심사 때마다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예산은 전부 국민이 낸 돈이다. 민주당은 국민 돈을 갖고 제 돈처럼 정부 기관에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당대표 재판용 선심을 쓰고, 자신들 지역구 사업비를 늘리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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