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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외국인 건보’ 놓고 나흘째 공방…“혐오 조장” vs “희대 선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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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국인 혐오 조장하는 극우 포퓰리즘” 비판에

국민의힘 “문제점 개선하자는 것…이재명이 흑색선전”

민주당 “피부양자 등록기준 내·외국인 동일…특혜 아냐”

“안산공단 외국인 노동자가 김건희보다 건보료 더 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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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30일 외국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을 내놓는 과정에서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다”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외국인 혐오 조장”이라고 지적하자, 국민의힘 쪽은 “일부 외국인에 대한 지적”이었을 뿐이라며 이 후보를 향해 “희대의 선동가”라고 비판을 내놨다. 공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건강보험료 7만원’ 납부 문제로까지 번졌다.

논란은 지난달 30일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올리며 시작됐다. 윤 후보는 이 글에서 “2021년말 기준 외국인 직장가입자 중 피부양자를 많이 등록한 상위 10명을 보면, 무려 7~10명을 등록했다. 한 가입자의 경우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까지 등록해 온 가족이 우리나라 건보 혜택을 누린다”며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공정과 허탈감을 해소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제도의 미비점을 해결해 부정수급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체 외국인 건보 재정 수지가 흑자인 상황에서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 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라는 점까지 들며 ‘숟가락 얹기’라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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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재명 후보는 지난 1일 “혐오와 증오 부추기고 갈등 분열 조장하는 것은 구태 여의도 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원 이상 흑자”라며 “오히려 내국인이 득보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윤 후보의 공약을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며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2일 ‘외국인 건강보험 메시지와 관련한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대한 입장’ 보도자료를 내어 “윤 후보가 1월30일 페이스북에 올린 외국인 건강보험 관련 메시지는 일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과도한 피부양자 혜택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약 33억원에 달하는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본인부담금은 겨우 3억여원을 내고, 건강보험급여로 30억원이나 지원받은 외국인 피부양자 사례 등 일부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는 점 등을 들며 “건강보험제도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가입자 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윤 후보의)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 말 대잔치이자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어 이 후보가 이를 ‘혐오 정치’로 규정한 것에 대해 “자신의 말조차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희대의 선동가이자 포퓰리스트인 이재명 후보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문제로까지 번졌다. 이소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안산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코바나 김건희 대표님보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낸다”며 “편법을 동원해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체리 피커’(혜택만 골라서 취하는 얌체를 일컫는 말)들은 내·외국인 관계 없이 당연히 솎아내야 하지만, 윤 후보께서 지적하신 외국인들과 김건희 대표님 중 누가 더 ‘체리 피커’냐”고 따져 물었다.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자산과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의무가입 첫 해인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의 평균보험료인 11만3050원을 내고 있지만, 60억원대 자산가인 김씨는 2014년∼2017년까지 모친 소유의 회사 코바나 콘텐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직장 보험 가입자’로 분류된 까닭에 건강보험료를 월 7만원 정도밖에 내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연간 5000여억 원의 흑자 발생으로 건보 재정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과, 60억대 자산가임에도 편법을 동원해 건강보험료를 월 7만원 밖에 내지 않았던 김건희 대표 중 누가 더 ‘얌체족’인지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제도의 미비점은 해결해야 하지만, 윤 후보께서 문제 삼은 피부양자 등록기준은 현재 내국인·외국인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므로 외국인 특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어 “‘원정 치료’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사례를 막기 위한 법안은 이미 발의되어 있다”며 “건보공단 역시 올해 안에 외국인 건보 가입자의 피부양자 기준을 거주 6개월 이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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