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과 대한 평균기온 비교하면 '무승부'…둘 사이가 가장 추워
최근 대한 기온이 소한 위로 올라서…겨울 사라질 판
가장 추운 절기 '소한'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소한(小寒) 때가 대한(大寒) 때보다 춥다는 속설이 있다. 과거 기온을 보면 소한 때 강추위를 맞은 이들의 '엄살'로 여겨지지만, 기후변화로 점차 '사실'이 되고 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49년간 소한과 대한 전국 평균기온을 비교하면 소한 때가 대한 때보다 기온이 낮았던 적은 25번이고 반대인 경우는 24번으로 사실상 '무승부'였다.
평균기온이 영하인 적은 소한과 대한 모두 28번으로 같았다.
원래 가장 추워야 할 때는 연중 낮은 제일 짧고 밤은 제일 긴 동지(冬至) 때다.
일조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다만 땅이 식는 시간이 있어 보통 동지에서 약 3주 지난 소한과 대한 사이 때가 가장 춥고 그러다 보니 '소한 때가 제일 춥다'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소한보다 보름 늦은 대한 때는 추위에 적응이 된 상태인 경우가 많은 점도 이러한 인식을 강화한 요인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대한 때 기온이 오르면서 소한이 대한보다 춥다는 말은 점차 '사실'로 바뀌고 있다.
1973년부터 1999년까지 27년간 소한 평균기온이 대한보다 낮은 적이 11번이고 반대가 16번이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는 22년 중 14번 소한 평균기온이 대한보다 낮았고 반대의 경우가 8번이었다.
기상청이 작년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912~1940년은 대한 평균기온이 영하 2.1도로 소한 평균기온(영하 1.2도)보다 낮았으나 1991~2020년은 소한 평균기온(영상 0.8도)이 대한 평균기온(영상 0.9도)보다 낮았다.
대한 평균기온 상승 폭(3도)이 소한(2도)보다 컸기 때문이다.
앞으론 기온이 오르고 '겨울'이 사라지면서 소한과 대한 기온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해질지도 모른다.
기상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보면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둬 화석연료 사용이 많고 도시 위주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되는 경우'(SSP5-8.5 시나리오)에 남한 겨울은 이번 세기 중반기(2041~2060년)와 후반기(2081~2100년)에 각각 83일과 39일로 현재(107일)보다 크게 줄어든다.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해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경우'(SSP1-2.6 시나리오)에도 겨울은 이번 세기 중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97일과 82일로 짧아진다.
겨울 일수는 하루평균기온이 5도 밑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오지 않으면 그 첫날을 시작으로 삼아 계산한다.
일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한파일은 현재 10.2일인데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이번 세기 중반기와 후반기 각각 4.9일과 0.9일로 감소하고 SSP1-2.6 시나리오상으론 8.9일과 6.2일로 줄어든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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