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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우량주가 하룻밤새 거래정지···오스템임플란트 상장폐지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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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기자본의 5% 이상 횡령·배임 땐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폐지 가능성 낮지만 기업 신뢰 타격


경향신문

오스템임플란트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대형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1880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상장적격성 심사 여부를 15일 내로 판단할 예정이다. 상장 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3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담당 직원 이모씨(45)의 횡령ㆍ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알렸다. 상장사에서 직원이 자기자본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씨가 횡령한 자금은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6057만원의 91.8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씨는 재무관리팀장(부장)으로 일하며 잔액 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2월31일 이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했으며, 자금 횡령이 이루어진 시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횡령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경찰 수사 진행이 되어야 알 것”으로 보인다.

이씨가 지난해 10월 반도체 소재 회사 동진쎄미켐 주식을 1430억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여 화제가 됐던 ‘슈퍼개미’와 동일인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모씨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지분율 7.62%)를 한 주당 3만6000원대에 매입했다. 이씨는 이후 같은해 11월~12월 보유 주식 336만7431주를 처분했다. 매도 평균 단가는 3만4000원 수준으로 투자 손실을 입은 것으초 추정된다. 이씨는 주식을 처분하며 1100억원 가량을 되찾았으며 동진쎄미켐 55만주(지분율 1.07%)주를 여전히 보유 중이다.

우량주의 거래가 하루 아침에 정지되고 상장 폐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도 큰 상황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7년 상장된 임플란트 제조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23위를 기록한 우량주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가가 3배 가량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전 거래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14만2700만원으로 2020년말 5만1500원에 비해 3배 가량 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981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오스템임플란트 종목 게시판에는 “날벼락이 따로 없다”, “개미주주들 어쩌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2000억원 가까이를 횡령했는데 회사에서 몰랐던 것이 말이 안 된다”, “구멍가게도 이렇게는 못할 것”며 오스템임플란트 측의 시스템 부실과 관리 소흘을 지적하는 글도 보였다.

이날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정지한 한국거래소는 향후 영업일 기준 15일 내에 상장적격성 심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되면 거래가 즉각 재개되지만, 상장적격 실질심사 대상이 될 경우 기업심사위원회에 회부되며,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유지,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등을 결정하게 된다.

삼성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봤지만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횡령 감시시스템 미비로 인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 상승과 낮아진 회사 신뢰도로 인해 주가 하락이 가능하겠다”며 “향후 횡령 자금 회수 규모와 횡령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유무에 따라 투자 의견 및 목표주가가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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