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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준석 “부산 벗어나지 말라” 장제원 “법사위는 참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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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가 (국회) 법사위는 참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측근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장제원 의원이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선대위 직책을 모두 내려놓은 이준석 대표가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하며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압박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부산 사상 3선 의원인 자신에게 이 대표가 “지역구에만 있으라”고 경고하자 장 의원은 소속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을 이유로 들며 반박했다.

중앙일보

이준석


설전에 강해 여당에서 ‘싸움닭’이란 말을 듣곤 하는 장 의원이지만 이날 통화에선 “내가 싸움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번엔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건강한 비판엔 얼마든지 응하겠지만 모욕적인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응하면 진흙탕 싸움밖에 안 된다” “내가 왜 할 말이 없겠느냐만 당과 후보가 어려워진다” 등의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에도 “참고 또 참겠다”고 적었다.

윤 후보도 직접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전남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한 뒤 “장 의원이 윤핵관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당내 경선 때 출범한) 국민캠프에서 상황실장을 그만두고 출근도 안 했다. 지금 중앙선대위에서 일할 수도 없는데 윤핵관이 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장의원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장 의원을 두둔하는 뉘앙스였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장 의원을 포함해 윤핵관은 실체가 없다는 게 윤 후보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던지며 재차 불을 붙인, 소위 윤핵관 논란은 다소 감정적인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 대표는 장외에서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의원을 겨냥해 “어떻게 저도 몰랐던 걸 아느냐. 블랙요원이냐, 정치장교냐. 개선이 없는 사람” “직도 없는데 비선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한다.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도 “윤 후보가 (3일 울산 회동 때 말한 대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김 위원장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며 윤 후보와 각을 세웠다.

중앙일보

장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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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쇄신의 ‘칼’을 쥔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어떤 사람은 ‘나는 후보와 가까우니 내 나름대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맡은 임무 외에 자기 기능을 발휘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핵관 실체 논란과 관련해 이 대표 쪽 입장과 비슷한 뉘앙스였다. “후보나 선대위가 실수하면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후보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보좌하는 분들이 세심하게 주의를 경주해야 한다”고도 했다.

선대위 쇄신 방침과 관련해선 “종합상황본부가 중심이 돼 전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한 뒤 후보와 직접 협의해 모든 게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 이너서클을 둘러싼 당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당 중심의 선대위를 강조하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강팀’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광흥창팀’처럼 최측근 인사들로 구성된 비선 조직이 곧 움직일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하지만 선대위 관계자는 “윤석열 선대위엔 비선 조직이나 별도 전략 모임을 절대로 두지 않겠다는 게 후보의 철칙”이라며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후보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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