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오른쪽)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이준석 대표가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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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설전을 벌일 때 그 장소에 있었던 이수정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 “근본적인 앙금의 문제라면 시간을 갖고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묻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두 분이 굉장히 큰 목소리로 ‘쾅’ 충돌하셨다”고 답했다. 그는 “회의에서 그런 장면을 본 적 없이 살았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또 “제가 다 바늘방석이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입장 차이가 있는 게 너무 당연할 거라는 생각은 했다”며 “한쪽은 매우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얘기고, 다른 한쪽은 좀 신중하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민주적인 조직에서 의견이 다른 건 너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견이 없는 조직이 더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그런 의견의 격차는 점점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일단 해프닝 이후 조 최고위원이 본인의 과실이라고 인정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잠정적으로는 해결된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앙금의 문제라면 시간을 갖고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완전 해결, 이건 아직은 아닌 거 아닌가”라고 봤다.
이 위원장은 “이 조직이 영원히 한 조직으로 가는 게 아니라 결국 80일 남은 조직”이라며 그동안 커다란 균열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결국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돕는다는 목표가 너무 뚜렷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밀고 나가 갈등을 유발하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예상대로 이 대표의 조 최고위원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20일 선대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인용한 일부 언론보도 대응을 주문했고,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그쪽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고 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최고위원이 “발생한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하면서 분란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일부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했다며 “알아서 거취 표명하라”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여유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사과했고, 이 대표는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보니 기가 차다”며 재차 거취표명을 요구했다.
◇곽상도 제명 두고 “전두환 신군부” vs “훈계 말라”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10월 곽상도 전 의원 제명을 두고 발생한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은 곽 전 의원 제명에 반발하면서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안 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라. 훈계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선대위 출범 이후인 지난달 29일에는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충청행 일정을 미리 들은 적 없다고 하자 조 최고위원은 “선대위 활동은 선대위 직함을 갖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이 대표를 비롯한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저격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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