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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KB, 하나 이어 농협도 가계대출에 숨통…우대금리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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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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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 둔화/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은행권이 꽉 조였던 가계대출에 숨통을 틔우기 시작했다. 대출 증가세가 어느정도 잡힌 데다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서다. 내년에도 대출 규제가 강화, 완화 기조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은 가계대출 규제를 일부 풀었다. NH농협은행도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문을 조금씩 열 방침이다. 은행권 전반에서 축소됐던 우대금리가 부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전세자금대출, 신규 분양주택 입주와 관련한 잔금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을 분할상환, 혼합상환 방식으로만 취급했으나 이날부터 일시상환도 가능해졌다.

일시상환은 매달 이자만 갚다가 대출 만기일에 원금을 한번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대출 받는 사람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부담이 덜한 방법으로 통했다. 상환방식의 선택지를 확대함으로써 대출 소비자의 부담을 낮춰준 셈이다.

잔금대출의 경우 'KB시세 일반평균가'와 '감정가액(KB시세가 없는 매물)'을 순차 적용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대출 한도를 늘려준 것이다. 한동안 KB시세, 감정가액, 분양가격 중 최저금액으로 기준을 삼다보니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신용대출, 아파트담보대출 등 일부 가계대출 상품을 다시 판매한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취급하는 하나원큐아파트론, 하나원큐신용대출과 영업점 신용대출이 대상이다.

주택,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은 다음달 1일부터 다시 판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부동산 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걸어잠갔다. 당초 판매 재개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는데 단계적 정상화로 방향을 정했다.

올 들어 가장 먼저 '대출 중단'이란 강수를 뒀던 농협은행은 다음달부터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다시 취급한다. 실수요자를 고려해 최소한의 대출 문을 다시 열겠다는 취지다.

다른 은행들도 규제 완화, 우대금리 부활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완화 움직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하나·농협은행처럼 일부 숨통을 틔워주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은행 폭리'와 관련한 여론이 악화했지만 금융당국이 '우대금리 축소보다는 준거금리가 오른 영향'이라고 항변한 만큼 은행이 먼저 나서서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은행권이 대출 규제를 다소 완화한 건 최근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전월대비 증가규모는 8월 6조1000억원, 9월 6조4000억원이었으나 지난달 5조200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개별 은행으로 살펴봐도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5~6%)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최근(11월19일 기준) 가계대출 증가율은 4.43%로 목표치에 부합한다. 같은기간 신한은행은 3.56%로 좀더 안정적이다. 총량관리에서 예외를 두기로 한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한 숫자다.

최근 가계대출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해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선 것도 은행을 움직이게 했다.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폭증하자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 등과 관련해 설명자료를 내고 은행 수장들을 잇따라 소집했다.

가계대출 규제는 당분간 강화, 완화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연간 증가율을 관리하기로 하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대출 중단 등 여러 조치를 시행하면서 '한시적'이란 말을 붙인 만큼 향후에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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