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건물주에 돌아가는 손실보상 멈춰라"···명동 거리에 드러누운 자영업자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정부 손실보상에도 임대료 내면 남는 것 없어”
자영업자 고통 분담 ‘임대료 멈춤법’ 제정 촉구

경향신문

코로나19 자영업자 손실보상 집행을 앞두고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실내체육시설비대위 등 자영업자 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명동 예술극장 사거리에서 가진 ‘코로나19 임대료를 멈춰라’ 돌입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신청이 시작되는 27일, 자영업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손실보상금액의 대부분이 임대료로 흘러 들어간다며 자영업자의 고통을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임대료 멈춤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국자영업자협회의,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6개 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대상이 된 자영업자들에게 2조4000억원 재원을 들여 손실을 보상한다고 하지만 그 중 상당액이 고스란히 건물주에게 돌아간다”면서 “임대료 멈춤법을 제정해 자영업자에게만 지워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임대료를 멈춰라’ 캠페인 일환으로 명동예술극장 앞 사거리 바닥에 단체로 눕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오전 기온이 10℃를 조금 넘었던 이날, 10명의 소상공인 자영업들이 찬 바닥에 누워 “국회는 임대료 멈춤법을 즉각 처리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볼링경영자협회 부회장인 이현영씨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볼링장은 한 달 월세가 3000만원이고, 연체된 임대료를 내기 위해서 1억씩 대출을 두 번 받았다”면서 “정부가 손실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매출 하락이 크고 고정비 지출이 높아서 연체된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자영업자들 손실보상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들은 ‘임대료 멈춤법’ 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지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은 “6.25 전쟁 때 군인들만 나가서 싸웠다면 어떻게 됐겠나. 정부는 소상공인만을 전장의 최일선에 내몰지 말고 모두가 재난 극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처럼 임대인의 선의에만 기대선 안 되고 (임대료 분담) 특별법 발의 등으로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국회에서 그동안 발의안만 많았지 실제로 제도화되진 않았다”면서 “회복에 필수적인 기간에는 (임대료가 밀려도) 강제퇴거를 금지하고 손실보상을 소급 적용하는 등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자영업 단체들이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중소상인·자영업자·실내체육시설 업주 79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손실보상 및 임대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절반 이상(50.7%)이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었으며, 임대료를 연체한 업체의 절반(50.1%)은 손실보상액이 한달 치 임대료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