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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격변기, 채권시장 진단 (1)]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시선집중'…한은 금리정상화 시동·연준 테이퍼링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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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변화 물꼬에 신흥국 긴축 개시 '릴레이'

한은 10월 금통위 '숨고르기'…11월 추가인상 유력

한국금융신문

미국 연준(Fed) 2021년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plot dot) / 자료출처= 연준(Federal Reserve) Projection material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유동성을 대거 공급해 온 중앙은행들이 금융수축기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주요국 가운데 선두격으로 금리정상화 본격화에 나섰고, 글로벌 금융시장 바로미터인 미국의 연준(Fed)도 정책 전환 신호를 보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일(12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유지했다.

올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전격 인상하며 금리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나서 '숨 고르기' 한 셈이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잠재 불확실성,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우려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에다가, 부동산 가격 고공행진, 증시 조정, 외환시장 변동성 등이 이어진 점이 부담 요인이었다.

10월 금통위는 동결 의결했지만 금리인상 소수의견(2명, 0.25%포인트 인상)이 부각되며 11월 인상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월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우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에서도 한은의 정책 기조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에서 '점진적'에서 '적절히' 정상화로 단어 변화는 매파적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금통위 당시보다 더 매파적인 시각을 띄지는 않았으나, 금리 인상을 추가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계속해서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채권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국 연준(Fed)으로 향해 있다.

앞서 연준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실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테이퍼링은 고용의 추가 개선이 확인될 경우 '곧(soon)' 시행될 수 있다고 언급됐다. 내년 중반까지 자산매입 종료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제로금리'인 연준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인상 전망도 이전보다 빨라졌다. 연준이 공개한 9월 FOMC 점도표(dot plot)에서 위원 18명 중 절반인 9명이 2022년 말까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르면 내년 금리인상 개시 전망 문을 열어둔 셈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리포트에서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선언해 8개월 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다만 테이퍼링 연내 시행은 이미 시장이 반영하고 있던 내용으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점도표 상향 조정은 연준의 강한 금리인상 의지를 반영하기 보다 물가 통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단 연준이 13일(현지시각) 공개하는 9월 FOMC 의사록에 관심이 모인다. 통화정책 로드맵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연준 FOMC 회의는 오는 11월 2~3일(현지시각) 예정돼 있다. 올해 마지막 FOMC는 12월 14~15일 대기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자료출처= 한국은행 홈페이지 갈무리(2021.10.12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반영 기준)


이미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채권 매입 속도는 줄여나가기로 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경우 앞서 9월 기준금리를 기존 '제로금리' 0%에서 0.25%로 인상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최근 10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렸다. 7년 만에 첫 금리인상이다.

이어 폴란드 중앙은행인 국립은행(NBP)도 10월 중 기준금리를 기존 0.1%에서 0.5%로 올렸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최근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열 두 번째 동결했으나, 연말까지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를 시사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임박 소식에 이미 신흥국들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행렬을 보였다. 앞서 브라질, 체코, 멕시코, 칠레 헝가리 등에서 올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한은 금통위 정례회의는 오는 11월 25일 한 차례만 남아 있다.

누적된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불균형 우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여파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가능한 여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은 11월이 자연스럽겠으며 지연 시 내년 1월을 예상한다"며 "그 이후 기준금리 정상화 경로는 신임 총재 부임 이후 하반기에나 가능해 보이고,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 동결로 8월 인상 개시 이후 숨고르기를 진행했으나 여전히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라고 평가한다"며 "오는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며,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1.00%로 예상한다"고 제시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 발언은 명확하게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 변화가 채권 금리를 추가로 상승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해외금리 상승세로 국내 채권금리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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