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계몽·백악관 AI 리포트
지난해 7월 말에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저자는 프랑스의 반식민주의 인권 변호사이자 페미니즘 운동가로서, 억압받고 소외당한 여성의 권리를 위해 평생 헌신했다. 낙태는 무거운 죄이지만 성폭행은 죄가 아니던 시절에 온몸으로 맞서 '자발적 임신중단에 관한 법률'과 '성폭행과 사회도덕을 저해하는 행위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이끌어냈다.
그녀의 대표작인 이 책은 페미니즘의 본질을 꿰뚫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일평생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라고 주창했던 그녀의 치열한 삶과 깊은 생각이 녹아 있다. 프랑스의 법이 낙태를 금지하고 성폭행을 범죄로 인정하지 않던 시대에 법정의 '보비니 재판(1972년·낙태 합법화)', '액상프로방스 재판(1978년·성폭행 범죄화)'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던 그녀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다.
안타레스. 336쪽. 1만7천원.
▲ 지금 다시 계몽 =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세계는 정말 망해가고 있을까? 진보의 이상은 폐물이 됐을까? 인지 과학자이자 대중적 지식인인 저자는 이처럼 소름 끼치는 헤드라인과 암울한 예언에서 이제 그만 멀어지라고 촉구한다. 심리적 편향을 악마의 모습으로 그리는 모든 저주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데이터에 귀를 기울여보자고 권장한다. 계몽주의, 즉 지식이 인간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원천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75개의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삶, 건강, 번영, 안전, 평화, 지식, 행복이 증가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자신의 인생역정을 반계몽주의와의 싸움으로 정의하는 그는 계몽주의의 이념과 진보의 정의를 새롭게 규정한다. 책은 계몽주의의 핵심 이념을 재정의하는 제1부 '계몽', 진보의 실재성과 그 실적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2부 '진보', 계몽주의의 핵심 이념을 현대의 철학 사조와 정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새롭게 옹호하는 3부 '이성, 과학, 휴머니즘'으로 구성돼 있다.
사이언스북스. 864쪽. 5만원.
▲ 백악관 AI 리포트 =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지음. 정승욱 옮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은 AI 선도국을 자처하고 있고, 미국은 첨단 반도체의 중국 유입을 가로막는 데 주력하는 등 이를 저지키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1999년에서 2017년까지 전 세계 AI 특허 10여만 건 가운데 중국 출신의 특허가 37%를 차지했다. 이처럼 양국의 AI 분야의 패권 경쟁은 막상막하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책은 백악관과 미 의회가 설치한 NSCAI가 지난 3월 발표했던 보고서를 번역·편집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 기술의 현황과 장단점을 분석하고, 미국의 향후 행동 방향을 제시했다. 쿼드, 파이브, 아이즈 가입 문제를 비롯해 국제 디지털민주주의 이니셔티브, 반도체 동맹, 우주 개발 참여 등 한국 관련 부분도 기술돼 있다.
쇼팽의서재. 304쪽. 2만1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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