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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원 올린 전기요금, 인상 아니라 조정이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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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0월부터 ㎾h당 3원 올려

연료비 증감 따라 올리고 내리는

‘연료비 연동제’ 정상화 첫발

올해 1월 도입 당시 요금 수준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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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전기요금 단가가 ㎾h당 3원 올라간다.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4인 가구의 전기료 경우 올 9개월치에 비해 월 1050원이 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와 유연탄 비용이 상승한 탓인데 전기요금 인상은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정부가 연료비가 내려갈 때만 적용하고 올라갈 상황에서는 적용을 막으면서 사실상 멈춰 서 있던 ‘연료비 연동제’도 정상화의 첫발을 떼게 됐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요금을 발전용 연료 가격 변화에 맞춰 조정하는 제도로, 정부와 한국전력이 올해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 조정요금’ 항목을 신설해 도입하며 1분기 전기요금을 낮춘 바 있다.

한국전력은 23일 4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을 ㎾h당 0원으로 책정한 ‘10~12월분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발표했다. 3분기 연료비 조정요금 -3원/㎾h에 비해 3원 인상된 것이다. 연료비 조정요금은 기준연료비(최근 1년 평균)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 평균)의 차액에 전력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한전은 “4분기 연료비 단가는 석탄, 유가 상승에 따라 10.8원/㎾h으로 급등했으나, (연동제에 규정된) 소비자 보호장치 중 하나인 분기별 조정폭이 작동하여 ‘0원/㎾h’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연료비 상승분을 그대로 적용하면 3분기보다 13.8원 올려야 하지만 조정폭을 기준연료비 대비 ㎾h당 최대 ±5원, 전 분기 대비 ±3원 이내로 제한한 연동 방침에 따라 3원만 올린다는 얘기다. 한전 관계자는 “4분기 전기요금이 전 분기와 비교하면 3원 오르는 셈이 되지만, 실제는 올해 1월 연동제 도입과 함께 3원 내렸던 요금이 원상 회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350㎾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료는 다음달부터 월 1050원 오르게 된다. 산업·일반용 월평균 9240㎾h 기준 월 전기요금도 2만8000원가량 오른다.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적용됐으면 전기요금 인상은 직전 3개월의 연료비가 오른 지난 2분기에 이미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며 적용을 유보시켰다.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하는 등 예외적 상황 발생 시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요금 조정 유보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정부는 3분기에도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국민 고충 등을 이유로 요금을 동결했다.

전기요금이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연동제에 다른 전기요금 조정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는 요금 조정 상한선을 ㎾h당 3원으로 제한한 것에 이미 반영돼 있다. 이 조정 상한선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처음 설계됐던 연동제의 상한선(현재 기준연료비를 적용하면 23.6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그럼에도 정부가 두 분기 연속 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에너지 전문가 사이에는 “정부가 연동제를 도입하고는 시작부터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문가들이 꼽는 연동제 도입의 중요한 취지는 전기요금 조정에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할 고리를 끊어 요금 조정을 쉽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요금이 원가를 반영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전력산업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합리적 전기소비도 유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은 이번에도 요금을 동결했다가는 어렵게 도입한 연동제가 더욱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연동제에 따른 요금인상의 물꼬를 트지 못할 경우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내년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료비가 상승하는 데 따른 한전의 경영 악화도 계속 방치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 조처가 없으면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의 올해 적자 규모는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공기업의 적자는 결국 세금과 미래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메워줄 수밖에 없다.

김영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전기요금을 빨리빨리 조정해서 연료비와의 격차를 줄여 한전의 재무 상태를 안정시키고 소비자들의 전력소비도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연동제의 취지였는데 정부가 내릴 때는 빨리 내리고 올려야 할 때는 올리지 않는 식으로 자의적으로 운영한 것은 문제”라며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연동제의 취지가 살아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은 2013년 1월과 11월 두 차례 4%, 5%씩 크게 올랐다. 당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그달 각각 0.05%포인트와 0.06%포인트로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한전 쪽은 “2013년 11월 마지막 요금 인상 때는 약관을 개정하고 정부 위원회 심의도 거치지만 이번에는 연료비 추정 요금만 조정됐을 뿐 기본요금이 오른 게 아니라 요금 인상보다는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장은 “3원 올라서 지난해 수준이 되었을 뿐인데 부정적 반응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물가가 오르는 것은 재난지원금 등 시중에 돈이 풀리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을 물가 때문에 통제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 시장형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 현실화·탈정치화를 할 수 있는 독립규제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최우리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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