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한·미도 참여한 다자회의서 공개 주장
지난 7월 17일 시리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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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은 현재 상황에서 건설성이 없다”며 “미국이 진정 북한 측과 대화를 회복하고 싶다면 긴장으로 이어질 어떤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왕 부장은 또 “북한이 최근 몇 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며 유엔 대북 제재를 완화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RF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국을 중심으로 한 유일한 지역안보포럼으로 이번 회의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왕 부장의 입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잠시 중단하고 한·미가 대규모 훈련을 일시 중단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만들자는 중국의 ‘쌍중단’ 제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17년 8월 한·미 훈련이 실시되자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미국, 한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회의에서 중국의 외교수장이 한·미 훈련에 대해 공개 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훈련을 둘러싼 한국 내 여론 분열과 미·중 갈등 고조를 이용해 중국의 북한 편들기가 더 노골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여정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압박한 날, 주한미군 긴급 출격 훈련 공개 - 주한 미 공군이 남북한 통신선이 1년여 만에 복구된 지난달 27일 군산 공군기지에서 긴급 출격 훈련 등 전시 대비 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훈련 사진과 영상을 지난 1일 공개했다. 이날은 북한 김여정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중단을 압박한 날이다. /미 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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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부장이 이날 ARF 회의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미국의 내정간섭 중단이었다. 왕 부장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역외(域外) 국가’ ‘역외 주요 국가’라는 표현을 쓰며 신장위구르와 홍콩 인권 문제, 남중국해에 대해 미국의 간섭을 비판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몇 년간 역외국의 개입이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을 해치는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지정학적 사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왕 부장은 또 “역외 일부 주요 국가가 새로운 지역 전략을 추구하고 진영 대결을 촉발하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매우 위험하고 반드시 억제·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아세안 지역에 국제 개발협력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아세안과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대응에 나서기 위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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