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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독자 마당] ‘능력주의’ 아닌 작은 ‘파이’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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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건 여성·청년 할당제 폐지와 공직 후보자 자격 시험 도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표 능력주의’가 승자 독식 사회를 공고히 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승자 독식의 원인을 잘못 짚은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승자 독식 폐해는 ‘경쟁’이 아닌 줄어든 ‘파이’에 기인한다. 실업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전일제 일자리 고용률은 지난해 사상 처음 50%대로 주저앉았다. 고용시장이 좁아지자 극소수 고스펙 취준생만 취업이 가능해졌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알바 자리가 줄어들자 이젠 알바도 경력직만 뽑는다. 고용시장의 승자 독식 이면에는 심각한 일자리 절벽이 있다. 고용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고스펙, 경력직 소수만 살아남게 된다. ‘능력에 따른 차등’이란 경쟁의 기본 원칙에는 죄가 없다. 전체 일자리 파이를 줄인 무능한 정권이 문제다. 승자 독식이 싫으면 더 많은 사람을 경쟁의 승자로 만들면 된다. 유능한 정치로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김성식·한국외대 영어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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