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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생수 이어 차·커피까지… 식음료업계 대세된 ‘무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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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

롯데칠성 ‘아이시스 ECO’

빙그레 ‘아카펠라 심플리’ 커피

라벨 없애고 출시… 매출 ‘쑥쑥’

코카콜라·동원F&B·일화도 합류

[정희원 기자] 음료 제품들이 기존의 옷을 던지고 ‘무라벨 제품 변신’에 나서고 있다.

무라벨 제품은 말 그대로 각 음료에 부착된 라벨·접착제를 아예 제거한 상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벨 음료 시대’가 도래한 것은 관련 기업들의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 강화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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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관계자가 PB생수 ‘헤이루’ 무라벨 용기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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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롯데칠성음료가 ‘아이시스 ECO’를 출시하기 전까지 무라벨은 낯선 제품이었다. 분홍색 라벨은 기존 아이시스8.0의 대표 ‘셀링 포인트’였다. 이를 과감히 지우자 오히려 호응을 얻었다.

롯데칠성음료의 과감한 변신 이후 업계는 무라벨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라벨에 재활용 등급을 새로 책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말 그대로 투명 제품의 ‘대박’을 확신했다.

실제로 ‘아이시스 ECO’는 출시 첫해 약 1010만병을 판매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도는 지난 2월 PB생수 ‘헤이루 미네랄 워터 500㎖’를 무라벨로 바꾼 직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2% 뛰었다.

주요 식음료업계들은 이처럼 달라진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무라벨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코카콜라도 지난 1월 자사 탄산수 ‘씨그램’의 라벨을 제거했다. 제품 로고는 용기에 양각 형태로 새겼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경량화까지 추진,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445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강원평창수’와 ‘휘오 순수’의 라벨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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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업계 ‘큰형님’들의 변신 이후 무라벨 제품은 인정받은 대세가 됐다. 생수뿐 아니라 차와 커피, 음료에도 무라벨이 적용되기 시작됐다.

빙그레는 지난해 6월 커피 최초의 무라벨 디자인 ‘아카펠라 심플리’를 출시했다. 커다란 로고를 새겨 패키지를 차별화했다. 이는 출시 6개월 만에 판매 100만 개를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4월 RTD커피 ‘칸타타’ 캔 제품의 라벨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올해 약 4500만장(무게 환산 시 약 76.5톤)의 라벨 포장재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선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75mL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쟈뎅도 지난 1일 ‘까페리얼 에버’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 동원F&B는 지난 6일 국내 최초로 무라벨 차음료 ‘에코보리’를 선보였다.

일화도 비닐 라벨을 없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부르르 사이다’를 출시했다. 일화 관계자는 “제품 용기는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정책에 따라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무색 페트와 무라벨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무라벨 변신’은 사실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페트병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려면 설비를 바꾸고, 일정 기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일정 기간 생산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무라벨 작업을 ‘투자할 만한 일’로 보고 과감히 나서는 중이다.

또 다른 숙제도 있다. 제품 의무표시 사항 표시 문제다. 라벨이 없다보니 제조사, 용량, 영양정보 등을 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대부분 묶음 대용량 패키지를 포장하는 비닐에 스티커로 붙이는 형태”라며 “정보표기가 용이한 생수를 제외한 다른 음료를 편의점·마트 등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닐 쓰레기는 줄였지만, 낱개로 구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를 극복하는 게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happy1@segye.com

사진설명

1. 롯데칠성음료가 선보인 아이시스 ECO

2.

3.

4. 빙그레 아카페라 심플리

5. 일화 부르르

6. 동원F&B 에코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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