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덕 고용부 장관도 같은 날 같은 곳 방문
'1인당 900만원' 청년특별채용장려금 정책 세일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벤타브이알에 방문해 가상현실(VR) 체험을 하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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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 발전, 인공지능(AI)의 등장 등에 따른 고용 창출력 저하로 고용 없는 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지난해 1월1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9년 고용동향에 대해 정부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한 발언)
"정부는 고용 없는 성장 추세,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위축 등 최근 어려워진 고용 여건이 청년층, MZ세대들에게 상흔으로 남지 않도록 할 것이다."(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가상현실(VR) 기업인 벤티브이알에 방문해 홍 부총리가 언급한 메시지)
홍 부총리가 코로나19 사태 전에 걱정했던 '고용 없는 성장'을 다시 언급했다. 코로나19 전에도, 회복 후에도, 수출과 투자 등 다른 지표가 아무리 좋아져도 '고용'만큼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고용없는 성장"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홍 부총리가 했던 표현이고,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이끈 소주성특별위원회 토론회에서 비슷한 말이 나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나온 발언이다. 즉,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당분간 고용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홍 부총리와 안경덕 장관은 지난 20일 오후 한 시간 간격으로 일제히 마포로 달려갔다. 명분은 청년 구직 정책 점검이고 메시지는 고용 없는 회복 대응이다. 안 장관이 오후 3시 코스닥 상장사 푸드나무에, 한 시간 뒤 홍 부총리가 VR 장비 및 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인 벤티브이알에 각각 방문했다.
둘 모두 1인당 최장 1년간 900만원을 지원하는 현금성 정책 띄우기에 나섰다. 한날 한뜻으로 '청년특별채용장려금' 정책을 비롯한 기존 정책들을 점검했다. 특별장려금 정책은 정부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사업이다. 15~34세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는 등 조건을 채우면 사업주에게 1인당 최장 1년간 9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산을 투입해 청년에게 현금성 지원을 시행하는 것인 만큼 눈에 띄는 효과를 내야 비판이 줄어들 게 뻔하다. 정책 시행 초 기업 호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현장 방문이지만 사실상 장관들이 직접 '정책 세일즈'에 나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둘 모두 '4월 고용동향 청년층 확장실업률 25.1%'를 언급했다. 넷 중 하나는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을 정책 세일즈의 명분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 간 고용시장 양극화, 노동 비용 증가와 분배 강화로 요약되는 소주성 정책 때문에 갈수록 공개채용을 줄여나가는 대기업의 채용 동향, 벌이가 시원찮아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구하는 이가 느는 현상, 필요에 따라 일시직 위주로 뽑는 '긱 경제'의 세계적인 확산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당분간은 현금성 정책 위주로 가겠다고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벤티브이알 기업 현장에서 "정부는 경기 회복과 함께 새로운 청년고용 기회가 대폭 확대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도 현장에서 "정부는 특별장려금 등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창출된 안정된 일자리를 바탕으로 최근의 청년 고용 상황의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이 언급한 청년 고용 회복세는 지난달 청년 고용률과 취업자 수 등이다. 고용률은 43.5%로 한 해 전 4월보다 2.6%포인트 상승했고 취업자는 383만2000명으로 17만9000명 늘었다는 설명이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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