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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일본판 머스크' 마에자와 유사쿠, 진짜 우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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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머스크’로 불리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의 괴짜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46)가 오는 12월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간다. 실현될 경우 ISS로 여행하는 첫 일본 민간인으로 기록된다.

조선일보

2023년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타고 달 여행에 떠나는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자신과 함께 달 여행을 갈 여자친구를 찾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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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에 따르면 마에자와 창업자는 오는 12월 8일 자신의 직원 히라노 요조와 함께 러시아 우주인 알렉산드르 미수르킨이 조종하는 우주선 소유스 MS-20에 탑승한다. 우주선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출발한 뒤, 지상 400㎞에서 지구를 따라 돌고 있는 ISS에 도킹해 12일간 머물게 된다. 마에자와는 우주여행에 대비해 다음 달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3개월여간 훈련을 받기로 했다. 마에자와는 우주에서의 생활을 촬영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촬영은 직원 히라노가 담당한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꿈을 이루는 선순환”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요약하자면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벌고, 이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쌓고 사람으로서 성장해 다시 일한다는 것이다. 그의 ‘우주 사랑’은 지난 2018년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2023년 달로 발사하는 첫 유인우주선의 좌석을 전부 산 게 마에자와였기 때문이다. ‘달로 여행하는 첫 민간인은 일본인 억만장자’라는 뉴스가 전 세계에 보도됐다. 티켓값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만만치 않은 액수였다”고 했다.

마에자와는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의 자산가로 포브스 선정 일본 부호 순위 30위에 오른 인물이다. 와세다대 등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와세다 실업고를 졸업했지만, 대학 진학 대신 미국에서 반년간 노는 걸 택한 괴짜이기도 하다. 이때 미국에서 수입한 음반을 일본에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해 1995년 회사 ‘스타트투데이’를 창업했다. 2004년 패션에 집중한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을 시작했는데, 이게 회원 수 800만명의 대박을 냈다. 덕분에 2007년 상장에 성공하며 일본 최연소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하지만 마에자와는 괴짜 ‘억만장자’보다 ‘괴짜’ 억만장자로 더 유명하다. 구글 검색창에 ‘마에자와 유사쿠’를 입력하면 ‘뭐 하는 인간(何者)?’이 따라 붙을 정도다. 조조타운 대표일 때 그는 “배송비가 너무 비싸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불만에 직접 답글을 달아 반박하거나, 하루 6시간·주 3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의 파격으로 주목받았다. 사생활도 일본 경영자답지 않았다. 유명 여배우와 요란한 공개 연애를 하거나 장미셸 바스키아의 그림 ‘무제’를 1억1050만달러(약 1300억원)에 낙찰받았다고 공공연히 자랑하는 게 대표적이다.

2019년 조조타운 세일 행사를 홍보하겠다며 자신의 트윗을 리트윗한 팔로어 100명을 추첨해 용돈 100만엔씩을 준 일도 있다. 이 트윗은 이틀 만에 560만회가량 리트윗돼 기네스 기록을 세웠지만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았다. 마에자와는 지금도 트위터 팔로어를 추첨해 용돈을 준다. 하지만 ‘코로나로 어려운 아티스트’와 같은 분야를 정해두고 기부하는 이벤트로 바꾸었다.

2019년 9월엔 조조타운 주식 대부분을 약 1500억엔(약 1조5000억원)에 소프트뱅크 그룹 계열 야후재팬에 매각했다. 대표직도 내놨다. 이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도 “달 여행을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며 달 여행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후엔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도 범상치 않다. 첫 영상에선 1000억엔 입금 내역이 찍힌 통장을 공개했고, 최근엔 방탄소년단이 입은 의상 경매에 참가하는 모습을 찍어 올렸다. 마에자와는 의상 7벌을 약 1억8000만원에 사들였다. 올 3월엔 자신과 함께 달 여행을 할 스페이스X 동승자 8명을 공개 모집하기도 했다. 우주여행을 통해 성장해 인류와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동승자를 지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우주여행비를 대신 내준다는 것이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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