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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기고] 정부·기업 협력해 디지털헬스 세계 1등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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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헬스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2019년 455억달러 규모에서 2026년에는 1755억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원격의료 서비스 기업 '텔레닥'이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헬스 시장 현황은 어떨까.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네오팩트, 뷰노, 레몬헬스케어, 엔젠바이오 같은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강소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시장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국내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규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산업계와 소비자가 체감하기에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헬스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2017년 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가 출범했다. 그동안 협회는 데이터 3법 개정 후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디지털치료기기 규제 기준 마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대정부 창구 역할에 주력해 왔다. 또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부응해 의료 마이데이터, 디지털치료기기, 비대면 의료 등 핵심 분야에서 규제 발굴 및 개선,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회 회원사들과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KT가 제2대 협회장사를 맡게 됐다. 전통적인 의약이나 바이오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어느 정도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헬스 분야는 ICT 강국인 우리나라가 앞서나갈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KT는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정보통신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회원사들과 함께 우리나라 디지털헬스산업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산업을 활성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국내 디지털헬스 기업들 목소리를 들어보니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은 제도권 편입을 위한 규제 합리화였다. 미국에서는 이미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질병을 치료하는 게임을 개발한 아킬리인터랙티브의 '인데버Rx'는 2020년 6월 디지털치료기기로 FDA 허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ICT 강국임에도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디지털헬스기기 제품화가 미미하고 기업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 AI,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헬스기기와 기존 규제가 충돌해 기술과 산업 발전이 지연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빠르게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디지털헬스기기 제품화나 디지털헬스 서비스 상용화의 '병목'으로 불리는 의료기기 임상시험 및 허가 등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 지속성 있는 전담 조직과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 선제적 지원으로 제품화 기간을 단축해준다면 기업들도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결국에는 머지않은 시기에 대한민국이 디지털헬스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국내에서 1호 디지털치료기기 승인이 나오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디지털헬스 스타트업들이 대한민국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김형욱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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