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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N리뷰] 5.18 가해자는 왜 반성이 없나…안성기가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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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12일 개봉

뉴스1

아들의 이름으로 포스터/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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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반성 없는 세상을 향한 한 아버지의 복수가 시작된다. 영화는 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곳곳에 '반성'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강조하며 5.18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 대한 진정한 참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감독은 5.18 민주화 운동 이후 41년이 지났지만 "'그 당시 책임자들은 왜 반성을 하지 않을까'에서 출발했다"며 이 영화의 시작과 이 작품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는 대리운전 기사 오채근(안성기 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오채근은 유독 한 손님의 호출을 기다린다. 그가 기다리던 손님은 다름 아닌 '왕년의 투스타' 박기준(박근형 분) 회장이다. 오채근은 1980년 5월18일의 광주를 떠올리며 괴로워하지만 당시 책임자 중 한 명인 박기준은 "그때 일은 역사가 다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오채근은 단골식당에서 일하는 진희(윤유선 분)와 가까워지고 그의 아버지가 5.18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의 아버지 역시도 그 날을 잊지 못하며 아픔과 상처 속에 살아가고, 오채근은 아무런 반성 없이 살아가는 박기준에게 더욱 큰 분노를 느낀다. 결국 오채근은 그간 지키지 못했던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뒤늦게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영화는 오채근이 어떤 이유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는지 영화적인 서사를 끝까지 이어가면서도, 반드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사회 메시지도 흔들림 없이 전달한다. "반성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명언과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라는 아구스티누스의 명언이 극 중 상황에서 언급되고, 영화의 메시지를 매우 직접적으로 부각시킨다.

반성에 대한 메시지와 더불어 학폭에 대해서도 다룬 점이 특이점이다. 극 중 오채근은 그의 단골식당 주인의 손자 민우(김희찬 분)가 불량한 학생 무리들에게 학폭을 당하자 구해준다. 5.18 소재의 영화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지 않는 이슈이지만, "바보 같이 맞고 다니니까 만만하게 보는 것" "당한 만큼 복수하라"는 오채근의 대사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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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이름으로 스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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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규모의 영화에서 안성기는 작품의 격을 높이는 '국민 배우'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아들과의 약속을 고민하고 결심하기까지의 아버지로서의 심경 변화와 더불어 극 말미 반전을 보여주는 과정까지, 원톱 주연으로서의 상당한 흡인력을 보여주는 열연으로 몰입도를 더한다. 그가 왜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지 반전이 드러나는 순간 달라지는 얼굴 표정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이에 더해 안성기는 극 중 대역 없이 소화한 벨트 액션으로 또 다른 강렬한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오채근으로서 극 말미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진심 역시 아픈 역사를 겪은 이들을 위로할 만큼 깊은 진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메시지가 직접적인 영화의 부담은 안성기의 노련한 연기 내공으로 완화됐다. 메시지가 계몽적이라는 인상을 받기보다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안성기는 연기 뿐만 아니라 제작과 투자에도 참여하며 이 영화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힘썼다. 또한 광주 시민들의 성원과 진심도 영화에 담겼다. 영화의 70% 이상이 광주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시민들은 촬영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배우와 제작진을 환영하며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평범한 시민 역할로 출연해 열연하기도 했다. 극 중 주인공인 오채근이 자주 드나드는 단골 식당의 주인 역할을 해낸 인물 또한 평범한 광주 시민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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