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만 명에 육박하는 인도에서 변종 바이러스까지 인천에 도착하자 한국정부가 화급하게 입국 전세기마저 중단시키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식을 들은 인도 체류 한국인들은 국가가 국민을 버릴 수 있느냐고 격앙하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귀국을 준비하던 가정에서 두려움과 서러움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이는 철회되어 진정되었어도 귀국을 서두르려는 이들로 여행사 전화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인도발 항공기의 착륙을 금지한 세계 각국의 조치로 인도에서 한국을 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유일하게 부정기 전세기 운항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정부 조치로 중단된다는 소식은 악화일로 인도 코로나 상황에 고립감마저 더해 준 것이다.
백신 접종 일일 500만 명으로 목표를 세웠던 인도는 21세기 의약산업 강국의 면모로 백신으로 코로나를 종식 시킬 수 있을 듯하여 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 인도였지만 노 마스크의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종교축제와 선거 집회까지 수수방관한 방역질서 붕괴의 정치발(發) 인재로 상황이 뒤집히고 말았다.
백신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 확진 사례가 빠르게 늘어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되었다. 방역 행정도 가동하지 못한 채 코로나에 노출된 속수무책 인도 실상이 한국기업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1차 팬데믹을 헤쳐나와 어렵게 상승기류에 올랐던 비즈니스가 다시 날개 없는 추락을 할 지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무너질 인도가 아니고 또 물러날 우리 기업인이 아니다. 델리 인도 한인회(회장 강호봉)에서는 회원(김도준 대표)의 자발적 기부금을 바탕으로 한국인들 응급상황에 사용할 산소발생기를 대사관 협조로 외교 행낭으로 확보하고 위급 상황에 대비하는 솔선수범 속에 서로를 격려하며 상황을 견디고 있다.
진출 한국기업의 상황극복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수년 동안 중국기업의 물량 공세에 직면한 열세를 딛고 인도 전역 총판 대리점 개척에 한 발 한 발 나가며 인테리어 시장을 개척하는 뭄바이 소재 한국 중소기업도 1차 팬데믹 기간 동안 시장과의 신뢰를 위해 어렵게 버티며, 코로나와 국경분쟁 등으로 중국기업들이 사라진 틈에 가격보다 품질로 인정받아 2020년 하반기부터 최근 2차 팬데믹 이전까지 전년도 동기대비 4배 급신장한 매출로 어려웠던 시간을 보상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상승하다가 지금 2차 팬데믹이 닥쳐 다시 침체에 들어가자 신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5월 초 귀국 비행기를 탔다. 그렇지만 시장 철수는 아니다. 일시 귀국하여 비즈니스 체계를 재정비하고 한국 공급처 관리를 한 후 인도로 복귀한단다.
이는 중견 대기업 경우도 유사하다. 의료시스템 붕괴로 인한 불안감에 일시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만 최소한의 현지 체제 유지 속에서의 귀국이고 상황이 진정되는 시점에서의 복귀를 염두엔 둔 2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이다.
이렇듯 인도진출 한국기업의 중단 없는 행보가 이어지는 주된 이유는 지난 1990년대 진출 이후 지금까지 거대 인도시장 펀더멘털에 근거한 '인도 비전'이 변함없는 팩트이기 때문이다. 비록 오늘은 인도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만 그래도 다시 인도로 간다. 인도시장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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