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기술원 직원이 스판덱스가 함유된 원단을 양 손으로 늘리고 있다. 출처=효성 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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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효성 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배 증가한 흑자를 내며 '역대급' 경영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특히 스판덱스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효성티앤씨(298020)의 실적에 시선이 쏠린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스판덱스 시장에서 약 3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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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조6,182억 원과 영업 이익 2,468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6%, 전 분기에 비해 10.4% 늘어났고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214.4%, 같은 해 4분기보다는 89.7%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당기 순이익은 1,801억 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585.2% 불어났다.
특히 효성티앤씨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겨우 웃돌지만 영업익에서는 무려 91.9%를 점하고 있는 섬유 사업 부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스판덱스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판덱스 업체들의 증설이 지연되는 등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판매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효성티앤씨의 경우 최근에 증설을 완료한 인도 및 중국 공장의 이익이 확대되면서 영업익이 더 확대됐다.
스판덱스는 효성티앤씨의 실적 개선을 이끈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관심이 부상했고, 이에 따라 신축성이 있는 섬유인 스판덱스에 대한 수요도 급증한 것이다. 스판덱스는 마스크 스트랩에도 들어간다.
효성티앤씨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발 부진을 피할 수 없었으나, 이후 스판덱스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반등을 넘어 사상 최고의 호황기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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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나일론 및 폴리 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사업에서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브랜드인 '리젠'을 포함해 고부가 가치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확대,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2분기에도 스판덱스 수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세계 최대 스판덱스 시장인 중국의 스판덱스 재고 일수가 현재 12일로 평균인 40일에 한참 못 미치며 글로벌 스판덱스 공급 부족에 한 몫 하고 있다.
한편, 효성티앤씨의 나일론·PET 사업도 리젠 등 고수익 제품들의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며 올 2분기에 견조한 수익성을 시현할 전망이다.
올 여름, 유럽 스판덱스 시장 지배력 강화한다
스판덱스 초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공격적인 증설 전략으로 스판덱스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터키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 지역에 있는 스판덱스 공장에 약 6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7월까지 연산 1만5,000 톤 규모의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이 끝나면 해당 공장의 생산 능력은 약 4만 톤으로 확대되며, 이를 통해 유럽 스판덱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효성티앤씨는 올 12월까지 400억여 원을 들여 브라질 산타카타리나 소재 스판덱스 공장의 캐파(생산 설비 용량)도 1만 톤 확대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해당 공장의 생산 능력은 기존의 두 배에 달하는 2만2,000 톤으로 늘어난다.
브라질에 있는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공장. 출처=효성 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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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 경우 스판덱스와 관련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원재료 가격 하락 및 평균 판매가 개선, 그리고 선제적인 해외 (스판덱스 법인) 투자 효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1분기에도 놀라웠던 스판덱스 시황이 2분기에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부문 호실적은 올해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스판덱스 시장 경우 적어도 2분기까지는 예정돼 있는 공급 물량이 없으므로 타이트한 수급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스판덱스 슈퍼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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