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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의 원칙> 로버트 딜렌슈나이더 지음, 이수경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내셔널지오그래픽 조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150번 선택을 한다.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자산 투자, 건강에 관한 중대한 결정까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결정과 마주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결정을 위한 정보는 늘 불충분하고 결정의 순간까지 언제나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최선의 선택을 위한 불변의 원칙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책에는 운명을 바꾼 역사 속 인물들의 18가지 위대한 승부수가 소개된다.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1945년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앞당기기 위한 결단이었으나 또 다른 대학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트루먼은 결코 결정 뒤에 숨지 않았다. 모든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것이 결정에 관한 그의 첫 번째 원칙이었다. 그에게는 많은 정치적 조언자들이 있었지만 저자는 트루먼이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이해관계와 의도, 동기를 주의 깊게 판단했다고 강조한다. 조언에 항상 최선의 방향이나 진심이 담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트루먼은 철저히 고독한 상황에서 "이미 끝난 결정은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두 번째 원칙에 의지해 세상을 놀라게 한 결단을 내렸다.
파키스탄의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성 인권을 위해 탈레반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이로 인해 탈레반의 표적이 되어 머리에 총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인권 운동은 계속됐다. 목숨 건 투쟁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말랄라는 2014년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소명이 있다면 위험도 무릅쓴다"는 것이 저자가 말랄라의 삶에서 포착한 숭고한 결정의 원칙이었다.
혁신적인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의 경우 원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구텐베르크는 인류의 발전에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이윤추구라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금속활자와 인쇄기를 발명했다.
마르틴 루터 역시 처음부터 종교개혁을 일으킬 의도가 없었다. 알려진 사실과 다르게 루터는 〈95개조 반박문(Anschlag der 95 Thesen)〉을 편지에 썼다. 면죄부를 주관하고 있는 대주교에게 보내 토론을 제안하려던 것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편지가 유출되어 걷잡을 수 없는 종교개혁의 물결이 시작됐다.
저자는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피할 길은 없다고 말한다. 최선이라 여겼던 결정도 시간이 지나면 후회가 남기도 한다. 거꾸로, 실패한 결정이 인생의 더없는 기회로 돌아오기도 한다. 저자는 나치수용소에서 목숨 건 선택을 내렸던 유대인 엘리 위젤의 사례를 통해 통제력을 벗어난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말고 "기꺼이 자신을 용서하라"고 조언한다.
책에는 18가지 결정의 원칙이 정리돼 있다. 첫째, 결국 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영국 총리를 지내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마거릿 대처는 전쟁 경험이 전무한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와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저자는 대처의 굳은 소신과 냉철한 판단력, 주변의 조언을 걸러 들을 줄 아는 현명함은 탁월한 결정력과 리더십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둘째, 나를 방해하는 진짜 장애물에 집중하라. 자동차 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끈 헨리 포드는 포춘이 선정한 '비즈니스 역사상 최고의 결정'으로 유명하다.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하루 2.5달러에서 5달러로 두 배 올린 것이다. 저자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라는 장애물을 명확히 꿰뚫고 자신의 제조 공정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결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포드의 신념을 비즈니스 판도를 바꾼 결정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셋째, 결정을 위한 최고의 타이밍을 잡아라.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 중 북군의 전세가 유리해지는 상황에 맞춰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수개월 전에 작성했으나 최고의 타이밍을 위해 치밀하게 기다렸던 것이다. 저자는 "아무리 뛰어난 결정이라도 최적의 시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라 말한다. 결정에는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타이밍이 있다.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을 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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