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국민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성향은 연령별로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젊은 층은 크게 선호하는 반면 50대 이상은 위험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의 규제와 감독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분열된 인식이 세대 간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2021 서울머니쇼'를 앞두고 매일경제가 사전등록자 1014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상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연령이 높을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이하는 47.3%, 30대는 33.5%로 나온 반면 50대 이상은 17.7%에 그쳤다.
'앞으로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재테크 상품을 골라달라'는 질문에는 29.6%가 국내 부동산을 선택했다. 지난해 동일한 설문조사에서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에 이어 선호도 3위였던 부동산이 올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2위는 27%가 응답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꼽혔다. 지난해 설문에서 0.7%에 그쳤던 가상자산은 불과 1년 만에 그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앞으로 1년간 투자를 피해야 할 상품'에 대한 질문에도 가장 많은 응답자인 37.8%가 가상자산을 꼽았다. 이렇게 가상자산이 유망 상품 2위, 기피 상품 1위라는 모순된 결과가 나온 것은 세대별로 투자 의견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30의 40%가 "가상자산 투자 선호"…50대는 18% '극과 극'
12~14일 서울머니쇼…1000명 사전 설문조사
코인 투자자의 75%는
투자금 1천만원 미만 소액
신규 대출자 넷 중 한명은
가상화폐·주식 사려고 빚내
응답자 80% 국내외 주식 보유
"삼성전자·애플·테슬라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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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밝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최근 금리 인상 우려 속에서도 삼성전자나 애플 등 국내외 주식을 통해 자산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대 이하 젊은 층의 경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유망한 투자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보다는 가상자산이 인플레이션 헤지(손실 위험 방어)에 유망하고 빚을 내서 투자할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경제가 1~7일 '2021 서울머니쇼' 홈페이지 방문자 10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재테크 인식을 드러냈다. 올해 조사에서 응답자 중 848명(83.6%)이 국내 주식 혹은 해외 주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42.1%는 국내 주식만 보유한다고 답해 '동학개미'로 드러났다. 국내와 해외 주식을 모두 보유한 응답자도 37.3%에 달했다. 이들은 향후 가장 유망한 국내 주식 업종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39%)를 꼽았다. 코로나19 수혜 업종인 카카오 등 플랫폼(19.8%),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13.3%), 전기차 배터리(12.8%)가 뒤를 이었다. '서학개미'이거나 이를 준비 중인 응답자들은 최선호 주식으로 애플(27.2%)과 테슬라(26.1%)를 선택했다. '향후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품' 질문에서 해외 주식(18.5%)과 국내 주식(16.5%)은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이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자산은 국내 부동산(29.6%)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27%)이었다. 지난해 조사 때만 해도 가상자산 선호도는 전체의 0.7%에 불과했다. 당시 달러(0.7%)와 원자재 펀드(0.5%), 예·적금(0.1%) 등과 함께 1% 미만의 선호도를 보였는데 1년 만에 인식이 180도 바뀐 것이다. 올해 설문에 응답한 20대 안 모씨는 "최근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소외되기 싫어서 소액으로 일단 시작했다"고 답했다.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8.5%였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안씨처럼 1000만원 미만의 소액 투자가 74.5%에 달했다. 가상자산에 1억원 이상 투자한 사람도 13명(3.9%)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보유 이유로는 '기존 화폐 가치 하락에 따라 자산 중 일부로 투자한다'는 대답이 49.7%로 가장 많았다. 최근 가상자산이 금 대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일각의 논리를 입증해준 셈이다.
이와 반대로 '가상자산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 '가치가 수시로 변동해 통화로서 활용 가능성이 없어서'(39.3%)와 '향후 가격 급락 가능성이 높아서'(37.6%)를 꼽았다.
올해 응답자 중에서 여성 비율은 45.8%에 달했다. 최근 젊은 층의 재테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며 전체 응답자의 39.9%는 30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28%가 월소득 5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했고,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41.9%에 달했다. 한 달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액 수준이 월 5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34.8%를 차지했다. 최근 1년 내 신규 대출자는 399명(39.4%)이었는데 이들이 받은 대출의 절반 이상(53.7%)이 신용대출로 나타났다.
[문일호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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