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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K-석유 화학의 막이 올랐다④] 금호석화, 고무 말고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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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이코노믹리뷰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합성 고무 제품. 출처=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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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011780) 역시 지난 1분기에 창사 이래 최고의 호실적을 경신하며 석유 화학 업계의 '초호황' 대열에 합류했다. 금호석화의 올해 1분기 매출액 및 영업 이익 모두 지난 1970년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며, 특히 영업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인 4,800억 원대 후반을 25% 넘게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금호석화는 2021년 1분기에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매출 1조8,545억 원과 영업 이익 6,12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35.4%와 122.6%, 전년 동기 대비 51.3%와 360.2% 늘어난 수준이다.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수익성 확대와 외형 성장의 시그널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거를 타선 없이 호황…"2분기에는 더 좋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합성 고무 부문은 7,659억 원의 매출액과 2,921억 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생용 장갑 등에 들어가는 NB 라텍스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인 타이어용 범용 고무 또한 호조를 나타내며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 확대됐다.

합성 수지 부문은 매출액 4,199억 원과 영업 이익 893억 원을 냈다. 전방 산업인 가전·완구·자동차 등의 호황으로 고부가 가치 합성 수지인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의 수익성이 향상됐고, 폴리 스티렌(PS)의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비스페놀 A(BPA) 및 에폭시를 중심으로 하는 페놀 유도체 부문은 각각 5,316억 원과 1,932억 원의 매출 및 영업익을 시현했으며, 이외에 에너지 및 정밀 화학 부문의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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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의 이번 실적에 대해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합성 수지 부문과 페놀 유도체 부문의 실적이 잘 나왔다"라고 평가하는 한편, "(금호석화의) 실적은 올해 2분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현렬 연구원은 "(올 2분기는 합성) 고무보다는 합성 수지와 페놀 유도체 등의 이익이 좋아지는 구간이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금호석화의) 모든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또한 NB 라텍스 같은 코로나19 수혜 제품들의 경우 (시황이 상승해 정점을 찍고 하강세를 띄는) 피크 아웃의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금호석화) 실적이 2분기까지는 좋아지는 그림이다"라고 진단했다.

금호석화 또한 2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2분기에도 NB 라텍스를 비롯한 주요 합성 고무 제품들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합성 수지 부문에서도 제품들의 주 원료인 스티렌 모노머(SM)의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제조업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컴파운딩용 ABS 및 PS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놀 유도체 부문 역시 공급 제한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는 수급 타이트 국면이 이어지면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금호석화 측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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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성장 동력 마련, 오너 경영 막 내리고…ESG로 '성큼'

금호석화는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등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석유 화학 사업들의 견고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체질을 개선, 친환경 시장에서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해에 이차 전지용 핵심 도전재인 탄소 나노 튜브(CNT)를 개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며 전기 차 시장의 팽창에 대응할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금호석화의 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 경우 수소 전기 차와 풍력 발전 설비 블레이드(날개)에 쓰이는 에폭시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금호석화는) 지속 가능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용 CNT 제품의 품질 승인과 (배터리) 음극재 바인더용 라텍스 개발, 친환경 NB 라텍스 개발 등에서 연구 개발(R&D) 역량 및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금호석화는 1분기 실적을 공시했던 지난 4일에 기존의 오너 경영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대대적인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금호석화는 이날에 이사회를 열고, 박찬구 대표 이사와 신우성 사내 이사의 사임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연구 개발(R&D) 및 재무·회계 분야의 전문가 2명을 새로운 사내 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 등기 이사 및 대표 이사 직위에서 물러난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와 올해 초에 벌였던 경영권 분쟁에서 압승한 데 이어, 회사의 기록적인 성장세까지 빛나는 무대에서 '용퇴'를 결정한 셈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금호석화의) 이번 거버넌스 전환은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지속 가능 경영 및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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