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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파 270% 달걀 37%… 장바구니 물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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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 상승률 2.3%… 3년 8개월만에 최대폭 뛰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올라서며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석유류 가격도 4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밥상 물가에 직결되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13.1% 올랐다. 올 1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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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4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4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한 해 전보다 2.3% 올랐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7.9% 뛰었다.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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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을 100으로 만든 지수)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0.1%) 이후 줄곧 0%대였지만, 지난 2월 1.1%, 3월 1.5%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파테크(집에서 파를 길러 먹는 게 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파 가격은 270% 올랐다. 사과(51.5%), 달걀(36.9%), 고춧가루(35.3%) 등도 크게 올랐다. 석유류 가격도 13.4% 올랐다. 특히, 경유 가격은 15.2% 올랐다.

코로나로 소득이 줄어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는데 물가까지 치솟아 국민이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 확대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보복 소비' 확대 등으로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이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기름값 뛰고 수도요금도 치솟아… ‘인플레 공포’ 현실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고모(52)씨는 요즘 마트 가기가 겁난다. 올 초까지만 해도 네 식구 장보는 데 10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20만원으로도 부족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고씨는 “반찬 가짓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한우 코너는 가 본 지가 한두 달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바구니에서부터 집세까지 물가가 뛰고 있다. 지난해 0.5%에 그쳤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1.1%로 1%대에 진입한 뒤 두 달 만에 4월 2.3%로 눈에 띄게 상승 폭이 커졌다. 2.3%는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2%)를 웃돈다.

시장에선 최근 경기 회복 흐름을 타고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억눌러온 공공요금 인상이 꼬리를 물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의회는 이날 수도요금을 8.3%(가정용 기준) 올리기로 했다. 9년 만의 인상이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전기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은 밥상에서부터

지난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였다. 밥상 물가와 직결된 농축수산물 가격이 13.1% 올랐다. 지난 2월(16.2%), 3월(13.7%)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올 1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씩 오르고 있다. 파 가격은 1년 전보다 270% 올랐다. 3월(305.8%)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세 자리 수준이다. 사과(51.5%), 달걀(36.9%), 고춧가루(35.3%), 돼지고기(10.9%) 등도 많이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산물은 지난해 장마·태풍, 올 초 한파 등으로 작황이 좋지 못했고 축산물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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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가격은 13.4% 올랐다. 이는 2017년 3월(14.4%)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경유 가격이 15.2%, 휘발유 가격이 13.9%, 자동차용 LPG 가격이 9.8%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 들어 세계경제가 살아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석유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코로나 영향으로 배럴당 1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이후 오르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60달러 안팎까지 회복한 상태다.

여기에 집세 부담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집세(1.2%)는 2017년 12월(1.2%)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6%, 0.7%였다. 전세가 상승률은 2018년 4월(1.7%) 이후, 월세가 상승률은 2014년 10월(0.7%)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코로나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서민 살림이 특히 어려워졌는데 올해는 식재료 값, 기름 값, 집세까지 치솟아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공포가 서민들 밥상부터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이 아니라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라며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

전문가들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2%대 고공 행진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저물가의 기저 효과에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백신 보급으로 해외여행이 늘고 ‘보복 소비’가 생산을 끌어올리면 석유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가 넘는 과도한 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코로나 이후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2분기(4~6월)에는 코로나에 따른 기저 효과로 물가 상승 폭이 2%를 넘을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다시 1%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올 연간 기준으로는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부르며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확산되지 않도록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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