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조건·보이지 않는 붉은 손
정치 외교, 통일 안보 분야의 전문가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장 이후 북한의 변화를 이데올로기와 경제, 과학기술, 군사, 사회문화, 중앙과 지방의 관계 등 주제로 나눠 살핀 책이다.
책은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네 차례의 핵실험과 위성 및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이란 시각으로 봐왔다고 지적한다. 초기에 핵과 미사일 폭주, 공포정치로 불릴 정도의 숙청과 군부 정리 과정이 있었는데 북한의 변화 지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북한이 광명성 1호와 3호 발사 실패를 바로 인정한 것,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전국 주요 지점을 특구 및 개발구로 지정하고 시장을 통한 경제적 활력을 추구하는 모습 등은 내부적으로 새로운 북한을 만들려 하는 김정은의 전략이 조용히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기도 한다.
사회평론아카데미. 495쪽. 2만원.
▲ 전쟁이라는 세계 = 최영진 지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근현대 군사학 고전 36권을 골라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현재에도 필요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전쟁과 군대가 무엇이고,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 담겼다.
책은 존 스토신저의 '전쟁의 탄생'을 소개하며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피고, 엘리엇 코헨의 '최고사령부'를 언급하며 전쟁은 정치적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또 노먼 딕슨의 '군사적 무능의 심리학'을 말하면서 지휘관의 무능은 무지가 아니라 잘못된 판단을 고집하는 심리적 기제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저자는 여러 군사학 고전을 살피며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는 결론을 내린다. 책은 군대를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정의하면서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항상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가 벌어지면 최선의 기량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며, 군대의 의무는 교육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한겨레출판. 272쪽. 1만6천원.
▲ 한반도 평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조건 = 정욱식 지음.
북한과 통일, 평화 등에 관해 연구하는 비정부기구 평화네트워크 대표인 저자의 '비핵화의 최후', '한반도의 길, 왜 비핵지대인가'에 이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3부작 완결판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진행돼온 한반도 비핵화는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고 핵을 짊어지고 살 수는 없다며,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군사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군사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정치인들과 시민들로부터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게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문재인 정부 및 차기 정부를 향해서는 "한미동맹은 강해져야 하고 국방비는 매년 늘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남북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유리창. 280쪽. 1만5천원.
▲ 보이지 않는 붉은 손 = 클라이브 해밀턴·머라이커 올버그 지음. 홍지수 옮김.
호주 캔버라 찰스스튜어트 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인 클라이브 해밀턴과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중국에 관해 연구하는 머라이커 올버그가 중국 공산당의 전략과 전술에 관한 분석한 책이다.
책은 중국 공산당이 냉전을 끝낸 적이 없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여전히 통일 전선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민주주의보다 중국식 공산주의가 우월하다는 것을 각국에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저자들은 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진행하며 가난한 나라든 경제적 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든 거부할 수 없는 막대한 자본으로 유혹하거나 협박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말한다.
실레북스. 540쪽. 2만2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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