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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發 개발 훈풍 속 건설사 눈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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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민간사업 활성화 공약… 건설업계 ‘미소’

리모델링 몰렸던 대형사들, 재건축·재개발에 관심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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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주요 대단지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는 건설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 여파로 공공 주도 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오 당선인의 공약대로 민간 개발사업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수주 일감이 대폭 늘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전망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 당선인이 서울시 내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신속한 안전진단 실시와 사업 가속화 의지를 밝히면서 건설사들이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리모델링이나 소규모 가로정비사업보다 사업 규모가 크고 그만큼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 향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규제로 대형 건설사들까지 리모델링, 가로정비사업 수주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고 건설사간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규제가 완화돼 메이저 건설사들이 다시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면 중소 건설사들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보다 수익성이 낮음에도 메이저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에 뛰어들었던 것은 정부 규제가 덜하고 사업 진행이 빠르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에 힘입어 조합들이 공공 정비사업을 포기하고 다시 민간으로 선회하면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참여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 당선인은 5년내 36만가구 공급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18만5000가구, 공공주택 7만가구, 신규 주택(소형재건축) 3만, 기존 공급계획 7만5000가구 등을 공약했다. 약속한 공급량의 절반 이상이 재개발, 재건축에 쏠려 있는 셈이다.

재건축의 경우 취임 일주일 안에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에 나서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은 한 달 내에 재정비계획 틀을 잡겠다고 언급했다. 제2종 주거지역 7층 이하 제한 폐지,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제한 개선 등 규제 완화책도 제시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선 오 당선인의 시장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다만 정부와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적잖다.

시장에선 공공사업 후퇴에 따른 민간사업 활성화와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자칫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호가가 급등하며 벌써부터 ‘오세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는 곧 새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만한 호재가 생기면 가격이 껑충 뛰는 특성이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 내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올들어 지난주까지 1.27% 올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0.70%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높은 수준이다.

강남 압구정 재건축 단지의 경우 선거 이틀 전인 지난 5일 기준 현대7차(245.2㎡)가 6개월 전보다 13억원 뛴 80억원에 거래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도한 재건축 기대감으로 시장이 과열되면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이 야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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