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만 해경분야 협력에 반발, 대만언론 “역대 최대규모 침범”
중국 군용기 20대가 26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대거 진입한 데 이어 27일에도 한 대가 또다시 진입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J-10 전투기의 모습. /대만 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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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6일 전투기·폭격기·조기경보기·정찰기 등 군용기 20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해 9월 17일 이후 중국 군용기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하고 있다. 대만 빈과일보는 “이번 중국 군용기들의 대만 ADIZ 침범은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 대만 남부를 포위하는 듯한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공군은 전투기들을 긴급 출동시켜 중국 군용기들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중국 군용기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K 폭격기 4대를 비롯해 J-16 전투기 10대, J-10 전투기 2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대잠기 2대, Y-8 기술정찰기 1대 등이었다.
중국 군용기 무력 시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등장 이후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신장 위구르와 홍콩, 센카쿠 열도, 대만 등의 이슈에서 중국에 거칠게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이 최근 미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중국이 추구하는 ‘하나의 중국(대만이 독립국이 아닌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빈과일보는 “이번 대만 ADIZ 침범은 미국과 대만이 전날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공개 서명한 것에 중국이 무력 시위로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잉그리드 라슨 이사와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부 대표는 25일 워싱턴DC에서 미·대만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올해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정부가 대만 정부와 협력을 추진한 첫 사례다.
중국이 미군 전함이 대만해협·남중국해에 진입한 것을 가정하고 실시한 훈련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무력 시위에 참여한 일부 정찰기가 남중국해와 태평양의 경계선인 대만 남부 바시해협 가까이 비행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이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N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워게임 등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오크매넥 랜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NBC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단호하게 개입했을 때도 항상 침공을 물리치는 데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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