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주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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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예방 백신의 호주 수출을 불허했다. 코로나 백신의 유럽연합(EU) 역외 수출이 금지된 것은 처음이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인 라 레푸블리카는 4일(현지 시각)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최근 이탈리아 내 공장에서 최종 포장된 코로나 백신 25만 회분을 호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26일 이러한 결정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알렸고, EU 집행위는 이를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출이 불허된 백신은 EU 역내에 재배분될 예정이다.
이번 강경 조처에는 국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려는 마리오 드라기 신임 이탈리아 총리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드라기 총리는 최근 개최된 EU 회원국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공급 계약을 위반하는 백신 제조사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EU는 지난 1월 말 백신업체가 EU와 계약한 백신 공급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역외 수출을 불허한다는 ‘백신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 1∼2분기 EU 회원국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 대비 50% 줄인다고 통보하면서 백신업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탈리아의 이번 조처는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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