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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최악 버블" vs "1억원 간다"…비트코인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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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수년간의 높은 등락을 거듭했던 비트코인이 결국 5만달러(약 5530만원)선까지 넘어섰다. 2008년 등장 이후 역대 최고가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극명하게 나뉜다. 비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실질적 가치가 없으며 지금의 상승세는 '버블'이라고 경고한다.

반대로 낙관론자들은 결제, 투자 수단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장기적으로 10만달러(약 1억102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역사상 가장 큰 버블...본질적 가치 없어"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이 단지 양적완화의 시대에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기극에 불과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CNBC에 따르면 지난 1월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의 설문조사 결과 비트코인은 금융시장의 양대 버블 중 하나로 꼽혔다. 비관적 경제전문가 '닥터 둠'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하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체가 없는 변동성 거품에 투기성 자본이 몰리는 현상에 불과하다는 경계론도 이어진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금융 당국이 구체적인 사용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거품론'을 뒷받침 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19일 "가상화폐는 돈세탁과 범죄활동 등에 쓰인다"며 "사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옐런의 발언이 나온 이날 비트코인은 3만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지난달 13일 "가상화폐는 투기자산이고, 돈세탁에 쓰인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의 비관적 전망은 초창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2018년 한차례 대폭락을 겪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브느와 꾀레 ECB 이사는 2018년 11월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을 처음 생성한 시기는 바로 영국 은행들이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소식이 타임즈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2009년 1월"이라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금융위기가 낳은 악마의 알"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해 3월 어거스틴 카르스텐스 BIS 총재도 "비트코인은 버블과 폰지사기, 환경적 재앙의 결합물"이라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을 엄중히 단속하고 가상통화가 주류 금융기관에 편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2017년 버블과는 달라...안정적인 자산"

반대로 옹호론자들은 이번 비트코인 5만달러 돌파는 기관투자자들 수요에 의해 촉발됐기 때문에 2017년 버블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6억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16일 발표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3년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됐다"고 했다.

같은 날 런던의 가상화폐 대출기관 넥소를 공동 창업한 안토니 트렌체프는 블룸버그통신에 "머스크, 마스터카드, 모건스탠리와 무관하게 현 분위기와 모멘텀은 무시하기 불가능하다"며 "약이 오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비트코인 급행열차는 이미 역을 떠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넘어 10만달러까지 갈 것이라 예상한다.

16일 마이크 맥글로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상품 전략가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계속되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 고지를 형성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1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4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 1월 초 미국의 대형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6100만)까지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지지자인 글로벌 기업가들의 입김도 이번 상승세를 이끌었다.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라 공개적으로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달 초 15억달러(약 1조65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기존 프로필을 지우고 '#bitcoin'이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2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 역시 비트코인의 오랜 지지자다. 그가 만든 결제회사인 스퀘어는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 들였다. 지난해만 5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도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금융사인 미국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이 비트코인을 구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설 사업부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캐나다 증권당국은 비트코인 ETF를 사상 최초로 승인했고, 지난 11일 마스터카드는 결제시스템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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