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Let's 스타트업] 빈센 "바다의 테슬라 되겠다"…전기·수소배로 국제규제 대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테슬라가 전기자동차로 자동차 시장 판도를 바꾼 것처럼, 선박도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와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은 현실이 됐습니다.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 조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바다의 테슬라'가 되겠습니다."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곳은 육지만이 아니다. 바다에서도 국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에 따라 선박들은 2025년까지 기존 대비 이산화탄소 30%를 저감해야 한다. 2030년에는 기존 대비 40%, 2050년에는 50~70%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화석연료로는 규제에 맞출 수 없게 돼, 바다에서도 지상과 같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일본 도요타를 비롯한 다수 기업이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빈센은 2017년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친환경 선박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 대우조선해양 출신과 연관 기업 인력이 주축이다. 전기·통신제어·기계 등 각 분야 전문가부터, 장보고 잠수함 수소 연료전지 탑재 프로젝트 경험자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이칠환 빈센 대표(사진)는 "당시 테슬라가 친환경 전기차로 주목받았는데, 그다음은 바다라고 확신했다"며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하며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체감했지만, 국내에선 아무도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지 않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빈센은 현재 전기배와 수소배를 만들고 있다. 둘 다 화석연료와 엔진이 아닌 전기와 모터를 통해 움직인다. 차이점은 전기배가 배터리에 100% 의존하는 반면, 수소배는 배터리를 보조로 활용하고 수소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관계와 유사하다.

빈센은 2019년 전기배를 공개해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상'을 수상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다수의 개선된 전기배·수소배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 연료전지를 도입한 것도 가볍고 부피가 작지만 강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다음달 레저용 전기배와 수소배를 공개한다. 내년 2월에는 현대차 넥쏘에 탑재되는 95㎾급 수소 연료전지 4개를 활용해 14m 크기 친환경 선박을 완성할 계획이다. 빈센은 이를 위해 현대차와 협약을 맺었다.

현재는 레저용 소형 선박 중심이지만, 중형과 대형 선박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월부터 '친환경선박법'이 시행되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교체·보급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빈센은 해양수산부의 예인선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에 대우조선해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4000마력, 40m 크기의 친환경 중형 예인선을 제작한다. 현재 정부의 관공선은 700여 척, 국내 예인선은 1300여 척 수준이다. 궁극적으로는 대형 선박의 엔진 시스템을 대체하는 글로벌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인 대형 선박의 메인 엔진은 90% 이상 유럽에 의존해왔지만, 앞으로는 엔진이 없어지고 연료전지 시스템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며 "이를 국산화해 국내 조선업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