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년 1월에 내놓는다. 조경태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장(6선·부산 사하을)은 2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수령 연령과 정년 연령이 벌어져 있는데 이 격차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국민이 '소득 크레바스(crevasse·빙하의 균열)'에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 독일의 정년이 각각 65세와 67세이고 미국·영국 같은 경우는 정년 자체가 폐지된 상태여서 대한민국은 (정년 연장 논의가) 상당히 느리고 더딘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 절벽 현상이 벌어지면 결국 노인 빈곤으로 이어진다"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건강이 허락된다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이 정년 연장이라는 쉽지 않은 숙제를 풀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은 노인 빈곤 문제 해결과 맞닿아 있다. 그는 "사실 농경사회에선 정년이라는 게 없었다. 지금의 정년제도는 어찌 보면 '이제 일하지 마'라고 하는 강제 퇴직에 가깝다"며 "이걸 서서히 없애거나 유예하는 게 큰 추세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우 정년 자체가 폐지됐고 일본은 65세, 권고는 70세다. 독일도 사실상 67세"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연금 수령과 연계해 더욱 중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2024년 현재 연금수령 연령은 63세이고 2028년엔 64세, 2034년엔 65세가 된다"며 "10년 뒤면 정년퇴직한 후 연금수령 시점과 5년이나 벌어지게 된다. 이 같은 소득 크레바스에 들어서면 빈곤한 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령 연령과 정년을 맞춰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비율이 71%였다"며 "올해 하반기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하는 비율이 8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위는 정년연장 추진 과정에서 기업 목소리도 충분히 들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열리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적극 청취할 계획이다. 특위는 이달 초부터 정년 연장 입법을 추진하면서 임금체계 개편, 고용 유연성 담보, 청년 일자리 감소 방지 방안 등도 함께 논의해왔다고 한다. 특히 정년 연장에 대한 빠른 논의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년을 늘리되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고려한다는 얘기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특히 고용 유연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에 대한 해외 사례도 많이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법 개정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정년연장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1호 특위'로 꼽히는 격차해소특위는 조직된 뒤로 한 달에 한 번꼴로 격차해소와 관련한 법안을 내놓고 있다. 내년 정년연장 법안에 앞서 22일에는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법'을 발의하고, 12월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지역, 소득, 노동, 교육, 대·중소기업, 건강 등에 대한 격차에 집중하고 문제점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국회가 정쟁만을 일삼는 곳이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높여주고 답답함을 해소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 / 박자경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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