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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테슬라·비트코인 꺾이면 유동성 장세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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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주요국 돈풀기에

테슬라·비트코인 파죽지세

미 국채금리·달러가치 반등

“매수 대열 맨끝에 서면 안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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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반등하면서 유동성 장세의 지속 여부를 두고 테슬라와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성장주의 상징인 테슬라와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비트코인이 유동성 랠리의 선두에 서온 만큼 유동성 축소 위험도 가장 먼저 반영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19일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 자료를 보면, 비트코인은 18일(현지시각) 코인당 3만6630달러로 전날보다 2%가량 반등했다. 시가총액은 6815억달러(752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도 4천만원을 회복했다. 테슬라 시총은 지난 15일 기준 7831억달러(865조원)로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이어 미국 증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한 해 743%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7.1%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300%, 올해 26.3% 상승했다.

테슬라 질주 뒤에 제로금리?
그동안 테슬라가 파산 직전에 놓였다고 혹평해왔던 월가의 애널리스트들 중 상당수는 분석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는 보고서를 내야 했다. 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됐다. 일부는 테슬라 주가의 급등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풍에서 찾는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도 테슬라에 집중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1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규모는 101억4957만달러(11조1584억원)로 2위인 애플의 3배를 넘는다.

낙관론자들은 제로금리가 테슬라처럼 성장이 가속화하는 기업의 높은 시장가치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한다. 제로금리 하에서는 미래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0에 가깝기 때문에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금리가 오를 경우 할인율이 높아져 테슬라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8월 0.51%에서 현재 1.08%로 올라왔다. 미국 투자회사 컴파운드어드바이저는 “테슬라 주가는 미래에도 회사가 더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기꺼이 매수해 줄 것인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테슬라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8일,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 대표는 “나의 마지막 빅쇼트(공매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의 거품이 꺼지는 쪽에 승부를 걸었다는 뜻이다. 미 은행 웰스파고도 ‘2021년 10대 예언’에서 “테슬라가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인터넷 기업)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 향방에 달린 비트코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주요국의 돈풀기로 인한 달러 등 기축통화의 가치 하락이 금과 더불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연료라고 확신한다. 운용자산의 2.5%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영국 자산운용사 루퍼는 “세계 주요 통화의 평가절하에 대비해 작지만 강력한 보험에 가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가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온스당 2천달러 탈환을 노리던 국제 금값은 1820달러대로 밀려났다.

이번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는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연기금은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비트코인 같은 자산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반박했다.

달러가 강세로 반전할 경우 세계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비트코인은 물론 신흥국 증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송재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엔 다르다’는 생각으로 매수 대열의 맨 마지막에 줄을 서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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