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화장품 냉장고, 식물 재배기… 이색 가전이 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통 벗어나 영토 넓히는 가전들

탈모 치료기, 전자식 마스크, 화장품 보관 냉장고, 식물 재배기까지. 요즘 별의별 기능의 이색 가전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냉장고⋅세탁기⋅TV 등 기존 가전제품의 영역을 넘어선 것들이다. 주로 사용자의 미용이나 취향을 고려한 것이 많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해석한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잠재 수요가 증가한 것을 노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표적 가전 업체들이 더 색다른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고자 경쟁을 벌이면서 가전제품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조선일보

국내 가전업체들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이색 가전들. 삼성전자의 1인용 소형 냉장고 '비스포크 큐브'(왼쪽부터). LG전자의 '프리미엄 식물재배기'와 'LG프라엘 메디헤어' 제품. /각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부에 이어 탈모 관리까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데 강점을 보여온 LG전자가 이 분야에서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프라엘 메디헤어’를 출시했다. 머리에 착용하는 헬멧 형태로, 저출력 레이저 치료 방식을 활용했다. 기존 프라엘 레이저 146개와 LED 104개를 포함한 광원 250개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모발 뿌리를 둘러싼 모낭 세포를 자극해, 모발의 성장을 돕는다. 얼굴 피부를 관리하는 ‘LG 프라엘 더마 LED 마스크’ 제품의 원리를 두피에도 적용한 셈이다. LG전자는 눈가 전용 관리 미용 기기인 ‘LG 프라엘 아이케어’도 내놨다. 선글라스처럼 착용하는 제품으로 눈 주변 피부 톤과 탄력, 눈 밑 지방, 다크서클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준다.

신종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자식 공기청정기 마스크도 내놨다. LG전자의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마스크 형태의 ‘입는’ 공기 청정기다. 마스크에 소형 팬과 호흡 감지 센서, 충전 배터리가 탑재됐다. 교체가 가능한 헤파필터 2개가 적용되어 먼지와 비말(飛沫) 차단 기능을 크게 높이고, 팬을 이용해 숨쉬기를 편하게 도와준다. 국내에선 전자 제품이 아닌 ‘의약 외품’으로 신청해 식약처 심사를 받고 있고 현재 홍콩과 대만, 이라크,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취미 반영한 제품 줄이어

삼성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삼성 비스포크 큐브’는 1인용 소형 냉장고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40㎝ 남짓한 정육각형 제품으로, 와인과 맥주 보관이 가능한 ‘와인 앤 비어’,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뷰티 앤 헬스’,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멀티’ 등 세 가지 온도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맥주 애호가를 위한 가정용 맥주 제조기도 있다. LG전자는 작년 출시한 수제 맥주 제조기 ‘LG홈브루’에서 핵심 기능만 추린 100만원대 제품을 내놨다.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은 후 간단한 조작만으로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한 번에 해준다. LG전자는 “100만원대 제품이 나오면서 홈브루 제품 판매량이 작년 대비 50% 증가했다”고 했다. LG전자는 조만간 식물 재배기도 내놓는다.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된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직접 기른 상추를 함께 먹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옷의 냄새를 빼고 관리해주는 ‘에어드레서’에 이어 ‘슈(Shoe) 드레서’도 개발 중이다. 구두나 운동화를 넣어두면 에어드레서처럼 습기와 냄새를 제거하고 소독까지 해준다. 세탁이 쉽지 않은 신발을 깔끔하게 유지해줘 편리하고, 발 건강에도 도움이 돼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전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각각의 쓰임에 맞는 가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고위 임원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공기청정기, 2004년 국내에 등장한 건조기, 2011년에 나온 의류 관리기 등 신(新)가전은 출시 당시엔 외면받다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색 별종 가전도 잠재 수요를 흡수하며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성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