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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마켓컬리 혁신 비결은 성실·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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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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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고 성실하게 작은 것을 챙겨온 끈기가 컬리의 혁신 비결입니다."

식품 O2O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제1회 포니정 영리더상에 선정된 후 "극단적일 정도로 작은 것을 챙겨온 '악마의 디테일'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고객의 소리에 집착하는 마켓컬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출시된 마켓컬리는 각종 식자재·가공식품·생필품 등을 집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유통 서비스다. 설립 첫해부터 '새벽배송'이라는 파격적인 배송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신선한 채소, 과일, 수산물을 밤 11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집 앞에 도착하는 서비스인데 퇴근 후 장을 못본 주부들이 "너무 편리하다"며 적극 호응하기 시작해 올해 가입자는 580만명에 달한다.

포니정재단은 지난 7일 제1회 포니정 영리더상으로 김슬아 대표를 선정하며 "마켓컬리는 출시 이후 새벽배송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유통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에 김슬아 대표처럼 새로운 시도와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 기업인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포니정 영리더상은 15년째 포니정 혁신상을 운영중인 포니정재단이 만 40세 미만 차세대 혁신 기업가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 첫 제정한 상(상금 5000만원)이다. 심사위원들은 깐깐한 심사를 거쳐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속에서도 연평균 400%씩 성장하는 마켓컬리를 혁신 기업으로 선정했다.

김 대표는 "5년전 맛있는 음식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생각하며 시작했던 일인데, 마켓컬리가 이제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더불어 책임감도 커진다"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시대 젊은 도전가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남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마켓컬리의 혁신에 대해 "아주 탁월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다만 컬리는 고객의 입장에서 아주 작은 디테일을 개선해왔고 그 노력이 쌓여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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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물류센터. 김슬아 대표는 “김치와 전복과 같은 신석식품은 기계가 일률적으로 포장했을 때 사고가 날수 있으므로 컬리 물류센터는 기술과 인력이 밸런스를 맞춰 포장 품질을 최상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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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새벽배송은 신선식품을 언제 주문해도 빨리 배송받고 싶다는 고객의 니즈를 고민하는 와중에 나온 서비스다. 이러한 새벽배송은 머신러닝 AI기술과 접목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오후 4시에 고객의 주문을 받아 전복 산지에 주문을 넣으면 다음 날 배송이 힘들다. 생산지에서 고객 식탁 위까지 18시간 내에 물건을 배송하려면 미리 재고를 예측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면서 "AI는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요 예측을 했고, 성실하게 데이터를 쌓다보니 재고예측 정확도가 매우 높아져서 요즘은 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서도 혁신은 꽃피운다. 컬리는 '초특가' '1+1' 등 가격은 낮추고 양은 늘리는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에서 평균보다 조금 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 공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내 입에 들어가는 건데 품질을 따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싸고 불륨이 큰 걸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품질을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유통사들이 '볼륨'만 얘기할때 우리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유통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컬리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프리미엄 제품을 자체 기획한 PB상품으로 만들고 유통망을 개선해 가격을 낮춰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마켓컬리 PB 상품 한우 브랜드 '뿔', 친환경 동물복지 우유, 우리집 샤인머스캣은 가치와 품질을 앞세운 제품이다.

동물복지 우유는 무항생제, HACCP 시설 농가 인증을 받은 목장에서 착유한 원유만을 사용한 친환경 우유다. 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하는 PB상품인데 출시 2개월 만에 우유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고 8개월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김 대표는 "이 제품은 대형 유가공 업체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스펙'인데 가격까지 낮추자 컬리만의 핵심 상품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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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샤인머스캣. 김슬아 대표는 “샤인머스캣 대중화에 마켓컬리가 앞장섰다고 자부한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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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샤인머스캣은 프리미엄 포도 샤인머스캣의 중저가 버전이다. 지난 9월 출시 한달 만에 2400개가 판매된 인기 상품이다. 김 대표는 "샤인 머스캣 특상품은 비싸서 구매하기 부담스럽다. 그런데 외관에 작은 흠결이 있거나 알이 작아서 특상품으로 나가지 못하는 제품을 발견했다. 특산품보다 가격은 30~40% 낮지만 당도는 매우 높아 가정용으로 제공하게 됐다"면서 "작은 것을 개선하다보니 큰 성과가 나왔다"고 했다.

'악마의 디테일'은 고객의 소리에서 나온다.컬리 직원들은 삼겹살을 내보내기 전에 지방을 쳐내는 작업을 하는데 이때 제거하는 지방의 기준이 계절별로 다르다. 번거로워도 이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삼겹살이 계절마다 지방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2월 크리스마스 시즌때 고객들에게서 고기에서 기름이 너무 많다는 리뷰가 많았다. 여름에 판매할때 문제 없던 제품인데 겨울에 이러한 리뷰가 급증해 사태를 파악해보니 돼지는 계절별로 지방 함량이 달랐다"면서 "그 뒤로 계절별로 지방을 제거하는 작업을 달리해 사계절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을 동일하게 최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마켓컬리 재구매율은 65.2%(8월 기준)로 홈쇼핑 온라인 쇼핑 평균 재구매율(28.8%)보다 배이상 높다. 김 대표는 “우리가 집착하는 극단적인 디테일은 안보일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이 쌓여서 고객들로부터 '컬리에서 사면 어느 시점에 사도 평균 이상 품질이 나온다'는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컬리 올해 매출 예상액은 1조원으로 지난해(4298억원)대비 두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전산업에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컬리는 최근 약 2000억 규모 시리즈 E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김 대표는 이 투자금을 내년 초 오픈할 김포물류센터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재고 처리량를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효율성'은 속도보다는 품질이라고 김 대표는 누누히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복이나 김치처럼 컬리가 다루는 신선식품은 기계가 다루다가 손상이나거나 흠집이 나면 더큰 참사가 벌어진다. 컬리에게 승부처는 속도가 아니라 품질"이라면서 "기계와 사람의 적절한 밸러스로 포장의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포니정 영리더상 시상식은 오는 28일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 위치한 포니정홀아이파크에서 열린다.

▶▶김슬아 대표는…

△1983년 부산 출생 △2007년 미국 웰즐리대 정치학과 졸업 △2007년 골드만삭스 홍콩 △2010년 맥킨지 홍콩지사 컨설턴트 △2012년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 △2013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컨설턴트 △2015년 더파머스(현 컬리) 설립 △2020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동 의장 △2020년 컴업 민간 조직위원장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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