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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기고]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포스트 코로나19 꿈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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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머니투데이



한가위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니 전화기가 울린다. 예전에 만났던 수도권에서 선별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시다. 한가위 인사도 끝나기 전에 걱정을 쏟아 놓으신다. 포장재 대부분이 아파트에서 분리수거도 제대로 안돼 다른 쓰레기와 혼합돼서 배출된다는 것이다. 음식물과 재활용쓰레기가 마구 섞여 있어 70% 이상은 재활용되지도 못하고 다시 쓰레기로 나가는 게 현실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2018년에도 폐비닐 대란이 있었다. 국제유가 하락,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분리배출 미흡, 고형연료 생산·사용시설 관리 강화 등이 겹쳐 채산성이 악화되자 수거 업체들이 중단한 것이다. 업체들은 당시에도 비닐봉투 속에 다른 쓰레기가 많이 들어 있어서 선별하고 재활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가져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의 분리수거 문화는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 같다.

결국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하지만 현 상황은 어떠한가. 2년전 여름, 힘들게 추진된 매장 내 일회용플라스틱컵 사용금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매장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빠르게 정착했다. 전 세계가 입을 모아 칭찬한 정책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일회용컵 사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한 개라도 더 줄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음식뿐 아니라, 디저트나 음료까지 배달해주는 등 생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 결과 지자체별로 작년 대비 20~40%이상 플라스틱 포장재 쓰레기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배달문화는 모든 식생활용품으로 확대되고, 이용 소비자 확대로 지금보다 몇 배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극복되더라도 비대면 패러다임은 여전할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쇼핑 편리함 뒤 예측할 수 없는 포장재 쓰레기 증가도 계속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3억5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우리나라도 연 8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한다. 발생량은 많은데 비해, 물질 재활용은 매우 적다. 재활용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갈 곳 없는 쓰레기는 다시 쓰레기산을 만들고, 바다로 가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지난 8월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품구매시 편의성을 포기하더라도 포장재 사용을 줄인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73.3%가 응답했으나 실제 제품구매로는 10.9%까지 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생각과 실천 사이에 괴리가 있던 것이다.

사회적으로 봐도 설문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폐플라스틱이 증가해 선별·재활용 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신규시설 설치는 지역주민 반대로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은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기위해 국민 모두가 책임지고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번거롭지만 소비할 때 간소포장 제품을 구매하고, 배달시 사용 않는 수저, 용기, 안먹는 반찬은 빼고 주문해야 한다. 다 쓴 용기는 '비헹분섞(비우고·헹구고·분리하고·섞지않기)'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없는 '평범한 일상'을 꿈꿀 수 없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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