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약세 및 달러 강세도 유가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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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유럽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봉쇄 조치가 다시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리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국제 유가가 4% 이상 급락했다. 3거래일 만의 하락세다.
21일(현지 시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4.4%(1.80달러) 떨어진 39.3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4.0%(1.71달러) 내린 41.44달러에 체결됐다. 두 유종 모두 가격 낙폭이 2주 만의 최대 수준이다.
유럽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 급증이 유가를 끌어내린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한 봉쇄 부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날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하면 현지 신규 확진자 수가 다음 달 중순 5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잉글랜드 지역에 대해 2주 간 식당ㆍ펍 등의 영업을 제한하고 모임을 금지하는 소규모 봉쇄 조치, 이른바 서킷 브레이크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1만명 넘게 나오면서 사실상 코로나19 2차 유행이 현실화됐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 주말 사이 3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 확산 거점으로 떠오른 마드리드 등 일부 지역에 이동 제한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리비아가 원유 수출을 재개할 조짐이 나타나 유가의 낙폭을 키웠다. 리비아 원유 수출이 정상화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은 일 100만 배럴 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리비아 최대 유전인 샤라라 유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2명의 언급을 인용, 리비아 국영 석유 회사(NOC)가 원유 수출 중단을 부분적으로 해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해당 유전의 원유 생산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리비아 원유 수출 재개가 언제 어느 정도로 이루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지난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군벌의 최고 사령관인 칼리파 하프타르는 원유 생산ㆍ정제 설비에 대한 봉쇄를 끝낼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증시의 급락세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험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는 진단이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나타난 달러 강세 또한 유가의 발목을 잡았다. 통상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유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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