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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세가지시선]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의 구세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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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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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중심의 뉴스를 지향하는 테크M이 새로운 기획기사를 선보입니다. 한 이슈에 대해서 IT전문기자 세명이 서로 다른 시선에서 이슈를 분석하는 '세가지시선'입니다. 이슈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을 독자분들께 전달하기 위해, 기자들은 사전 논의 없이, 각자의 시각에서 이슈를 분석합니다. 사안에 따라 세명의 시선이 모두 다를수도, 같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이 살아있는 세가지시선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인구 10분의1" 550만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 UP

#일방적 '플랫폼 옹호론'에 피멍드는 자영업자

#어설픈 공공배달앱도 꺼내볼 시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향하는 자영업자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당장의 급한불을 끄기 위해 하루에 10여차례 울리는 배달 앱 주문에 의존하면서도, 배달 앱이 없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배달앱과 자영업자의 이분법이 아닌, 국내 55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에게 배달 앱은 기존의 일상을 흔드는 '필요악'이 된지 오래다.

정부의 세금으로 만들고 있는 공공 배달앱이 소비자 효용을 떠나 어떤 이들에겐 삶을 지탱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일 400만명이 쓰는 배달의민족...판이 달라졌다

통계청이 내놓은 별도의 자료는 없지만, 국내에서 배달 앱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는 절대적일 것으로 추산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배달의민족의 월간순이용자수(안드로이드 기준)는 1000만명에 이른다. 1년새 30% 이상 이용자가 더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배달서비스를 찾는 이용자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자리를 줄이고 아예 배달업으로 전환한 매장도 적지 않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가 적용된 지난달 30일, 배달의민족의 일간순이용자는 400만명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자영업자 550만명이 사실상 배달 앱에 기대 삶을 연명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면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배달 앱은 자영업자의 생명줄이나 다름이 없다.

안그래도 힘든데 배달 앱 수수료로 부담 가중

그렇다면 정말 배달 앱은 위기에 빠진 국내 자영업자들의 구세주일까? 아쉽지만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부터 동네카페까지 모두 '언발의 오줌누기'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은 아쉬워 사용하지만, 향후 마진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체계가 공고화되고 있는 탓이다.

배달의민족의 주력 광고서비스인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을 지불하고 앱내 상호 노출을 제공한다. 오픈리스크는 울트라콜 상위에 표출되며 주문 건당 6.8%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국내 55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다수가 이같은 배달의민족의 유료 광고 상품을 활용한다. 올해까지는 무료로 운영되는 포장주문도 추후에는 유료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굳이 배달앱을 쓰지 않아도 되는 포장주문까지 배달앱 서비스가 노리고 있는 것이다.

권리금을 주고 월세를 내고, 직원들을 고용해 영업을 지속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재료원가를 떠나 판매수수료가 하나 더 붙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다. 다른 배달 앱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배달의민족보다 수수료가 높은 배달 앱도 많다.

전체 판매매진이 10%인 자영업자도 상당한 데, 여기에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수수료가 추가된 것이다. 역세권에서 배달에 주력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대면 형태로 운영하는 자영업자 대부분 배달서비스 확대는 마진 감소로 이어진다고 한다.

압도적인 자영업자 비중... '극약처방'이 필요한 이유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은 47조2000억원에 달한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18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모두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제공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장사가 안된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넘어 국내 자영업자들 대다수가 생존위기에 직면했다는 방증이다. 배달서비스로 자영업자의 매출이 늘고 있다는 주장은 국내 자영업의 실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나오는 말이다. 전체 인구의 10분의1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자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도시 역세권에서 배달로 기회를 잡고 있는 소상공인만 바라봐선 안된다.

배달 앱의 가치와 소비자 효용, 더 나아가 플랫폼 가치를 최우선하는 것만 바라보다가 550만 자영업자의 생계가 붕괴될수도 있다. 지배 사업자의 등장으로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부담은 자영업자의 숨통을 끊어 놓을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55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 인구의 경제활동이 이어지기 위해선 상생이 아니라 국내 현실에 맞는 솔루션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경제인구대비 자영업종사 인구비율이 다른 국가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배달 앱이 스스로 수수료를 낮출 수 없다면 '극약처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설픈 공공 배달 앱이나마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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