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셧다운' 여파 단기적일 것이란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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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허리케인 셧다운으로 원유 공급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26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1%(0.04달러) 오른 43.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0.5%(0.22달러) 내린 45.64달러에 체결됐다.
두 유종 모두 전날인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3월 5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유가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이번 주 들어 초대형 허리케인 로라가 유가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강타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그 일대에 원유 생산ㆍ정제 설비가 있는 다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셧다운을 선언, 원유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만에는 미국의 석유 시설 45% 가량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라는 가장 강력한 수준인 5등급보다 한 단계 아래인 4등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됐으며, 재앙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는 위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라는 이날 밤 멕시코만에 인접한 미국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에 북상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해당 지역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폭우를 동반한 시속 130마일(209km)의 강풍으로 인해 파고는 30마일(48k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하루 약 290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9개 석유 시설이 문을 닫은 상태다.
이미 멕시코만 일대에 있는 원유 시설 310개가 이달 25일부터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유 생산량은 일 평균 156만 배럴 줄어들었다. 멕시코만 원유 공급량의 84%가 증발한 셈이다.
재난 분석 업체 엔키리서치는 로라에 따른 직접적 피해 및 경제 손실 규모가 최대 25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석유 시설 피해만 50억달러(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허리케인발 공급 불안이 주초부터 반영된 만큼, 이날 유가에 미친 추가적 영향은 다소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허리케인 셧다운 여파는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 수석 연구원은 "허리케인이 원유 정제 설비나 송유관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지가 관건"이라며 "허리케인의 피해를 예상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 말했다고 같은 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가 5주째 감소세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낮추면서, 유가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주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약 469만 배럴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00만 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유종별로는 휘발유 재고가 458만 배럴 감소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139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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